尹 탄핵 1등 공신 김민석…우원식의 우직함 국회 권위 지켜

11일만에 본회의 통과…'계엄' 예상한 김민석·'돌아오라' 박찬대
군 관계자·국정원 증언 이끌어낸 김병주·박선원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두 번의 표결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년 7개월 만에 결국 직무가 정지됐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는 결국 11일 만의 대통령 탄핵으로 막을 내렸다 .

지난 2016년 10월 24일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후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 것에 반해, 윤 대통령의 탄핵 시계가 빠르게 흘러간 배경에는 비상계엄에 발빠르게 대응한 인물들의 활약이 있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일찌감치 '계엄'을 예상하며 당 차원의 대비를 준비했으며, 계엄 당일에도 신속한 계엄 해제 의결을 이끌기도 했다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탄핵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 표결에 불참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크게 호명하면서 표결 참여를 호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표결을 종료하지 않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다리기로 결정한 것도 탁월한 심리전이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다시 돌아와 투표했다. 1차 탄핵안 투표에서 3명의 여당 의원이 당론을 어기고 참여했다. 2차 투표에서는 총 7명의 의원들이 찬성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우 의장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까지 12일간 일련의 과정 속 헌법적 책임을 강조하며 국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67세인 그는 국회 담장을 넘으며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시키고, 전 세계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처했다.

군 장성 출신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선원 의원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계엄 이후 진상 규명을 위해 지속적으로 군 관계자들과 접촉해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과 증거들을 찾아냈다.

이들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을 만나 양심고백을 이끌어 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전사는 국회 통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계,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 경계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와 부대 이동 상황을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홍장원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비상계엄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도 받아냈다.

한편,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입장을 밝히며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를 향한 질책, 격려와 성원을 모두 마음에 품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 대행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치권에 당부드린다"며 "이제 폭주와 대결의 정치에서 숙의와 배려의 정치로 바뀔 수 있도록 정치문화와 제도를 개선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