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소추안 부결…국힘 '105명 퇴장' 개표 없이 폐기(종합)
'부결' 당론 국힘 전략 성공…안철수·김예지·김상욱 3명만 투표
박찬대, 국힘 의원 전원 호명하며 투표 독려…우원식 "국민께 죄송"
- 서상혁 기자, 원태성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원태성 박기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에서 의결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투표 불성립됐다. 박근혜 대통령 이후 8년 만에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졌으나, 여당의 반대로 탄핵소추안은 폐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했지만 재석의원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탄핵안 통과에는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찬성이 필요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진행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투표 후 6시 17분쯤 본회의장에서 대거 퇴장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반대' 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정했는데, 돌발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국회법상 투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 무효 처리가 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퇴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강력 항의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국민의힘 국회의원 여러분께 호소한다. 투표에 동참하라"며 탄핵안 표결을 종료하지 않은 채 참여를 독려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은 퇴장하지 않은 채 자리에 남아 표를 행사했다. 김예지 의원도 다시 들어와 표결에 참여했다. 안 의원은 "당론 있어도 소신 따른 투표권 행사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국민의힘은 본청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표결을 지켜봤다. 당 내부에선 "투표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반발도 있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당의 결정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했다.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김 의원과 포옹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다만 김 의원은 표결 이후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본회의 도중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의 투표를 방해하는 행위는 국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라 할 일"이라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정동영, 이준석 등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총장을 찾아 "투표에 참여하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끝내 표결에 나서지 않으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밤 9시 20분 표결 절차를 종료했다.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것은 역대 세 번째이고 불성립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2016년 12월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2004년 3월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각각 본회의에 상정돼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발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재추진하겠다"며 "11일 바로 발의해서 법사위 의결을 거치고 본회의에 상정하면 바로 의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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