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정국 요동…한동훈 "직무 정지" 야 "오늘 표결 검토"
한동훈, 탄핵 찬성 입장 밝혀…친한계 조경태, 첫 탄핵 공개 찬성
이재명, 韓에 만남 제안…"2차 계엄 제보" 비상 대기령 발동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야권이 추진 중인 윤 대통령 탄핵에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던 국민의힘은 혼란에 빠졌고 야권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당초 공개 일정은 없었지만 한 대표가 이날 오전 이른 시간에 최고위원들을 소집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야당이 추진 중인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을 낸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언급한 직무집행 정지는 탄핵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일 주요 정치인을 반국가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한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들을 과천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고 했던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한 대표의 발언 직후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처음으로 탄핵 찬성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역사 앞에 죄인이 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상 탄핵 찬성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다 포함돼 있다. 직무 정지라는 거에 포함됐기 때문에"라고 했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선 범야권 192명이 전원 찬성을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여당에서 최소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친한계는 20여명 안팎으로 분석되는데 한 대표의 입장을 따를 경우 탄핵안은 가결된다.
물론, 여당 내에선 탄핵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당장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반발이 있었다.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 발언 직후 "저는 최고위원으로서 사실관계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다음 단계에서 제 결론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의원은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가 급히 소집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한 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시간 내서 문제를 논의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또 "2차 계엄과 관련된 제보와 문제 제기들이 당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또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내란죄를 적용,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7일 오후 7시쯤으로 예상됐는데 시점이 당겨질 수도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키자고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측은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아직 본회의 일정을 하루 앞당기자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선 탄핵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2시간가량 당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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