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안 내면 협의"vs"먼저 사과하라"…예산안 기싸움 '팽팽'(종합)
민주 "정부, 수정안 내면 협의…없으면 최소 4.1조 감액"
국힘 "무릎 꿇을 일 없어…감액안 통과 책임 민주당이 져라"
- 구교운 기자, 신윤하 기자,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신윤하 임세원 기자 = 여야가 2025년도 예산안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며 더 감액할 수 있다고 맞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과의 합의가 불발되고,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동의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법정시한인 2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에서 예비비 4조 8000억 원 중 2조 4000억 원을 삭감하고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기관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한 것에 관해선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은 "예결위 심사 만료 시한이 지난달 30일까지였다"며 "그래서 증액안을 적극 심사하자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고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박 원내대표도 "국회법에 따라 11월 30일까지 예결위가 의결하지 않으면 한 달간 논의한 것은 무용지물이 되고 정부안이 올라간다"며 감액안을 의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추가적인 감액도 가능하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그는 "지금 정부안을 폐기하고 4조 1000억 원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이 올라가 있는데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최소한 4조 1000억 원으로 처리될 것"이라며 "(남은) 24시간 내 추가로 불필요한 예산이 있다고 하면 추가로 반영해 더 많은 감액을 반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쓸데없이 특활비 등만 잔뜩 넣어놓으니 삭감안(삭감만 반영한 예산안)이 통과가 된 것"이라며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이후 저희와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민주당 안대로 통과되면 향후 많은 어려움이 있긴 하겠지만 당정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모든 적법한 수단을 강구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면서 내년도 예산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해나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민주당이 감액안을 강행 처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수없이 많은 증액 사업을 요구했고, 그것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많은 행동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들 정책 사업, 지역 사업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개·비공개로 수없이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쪽에선 증액 요구를 수없이 쏟아내면서 뒤로는 예산안 감액 부분만 강행 날치기 처리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자기들이 감액안을 단독 처리해 놓고 갑자기 증액을 협상하겠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감액안 처리 이후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이 지라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저자세로 나오지 않겠냐, 무릎 꿇고 빌면서 정책 사업 예산을 반영시키지 않겠냐, 이런 헛된 망상은 버려라.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결국 감액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예산안이 단독 통과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추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예산안 논의를 위해 제안한 만찬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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