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파기하고 여당몫 인권위원 부결…"사기 당해" vs "잘못된 인사"

국힘 배준영 "본회의장에서 사기 당할 줄 몰랐다"
민주 박성준 "윤석열 정권 인사, 용납할 수 없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우원식 의장과 대화를 마치고 자리로 향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있다. 이날 여당 추천 몫인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득표율 39.93%로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안인데 부결됐다며 항의했다. 2024.9.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임윤지 기자 = 여야는 여당 추천 몫인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거세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잘못된 인사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얼마 전 경찰청에서 보고를 받았는데 우리나라 사기 범죄가 점점 더 창궐해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한다"며 "본회의장에서도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은 '사기'라는 표현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민주당 의원님들, 제 말씀에 가슴이 아프실 것"이라고 받아치면서 "국회는 지난 70년간 쌓아온 것이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한석훈 후보자와 이숙진 후보자에 대해 양당이 선출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제가 들은 바로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어느 한 의원님의 발언에 의원들이 설득을 당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교섭단체는 왜 필요하냐. 여야 합의는 왜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원내수석은 "단 한 가지의 약속도 지킬 수 없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공존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 사태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하면서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곧바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누가 사기를 당했느냐"면서 "국민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온 국민이 지금 분노하고 있고 이런 정권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수석은 "(선출안이 부결된) 한 위원에 관해 국민의힘이 (통과시키자고) 제안을 했는데 전혀 내용을 몰랐다"며 "오늘 서미화 의원이 인권위원회의 실태와 막말 행태에 대해 제기하면서 도저히 한 위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자의적 판단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윤석열 정권의 인사가 얼마나 문제인지 여러분이 알고 있지 않느냐"며 "윤석열 정권의 인사 문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문제고 오늘 그것을 확인해 준 자리가 오늘 본회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수석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기꾼'이라고 반발하자 "윤석열 정권의 인사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입법부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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