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3자 추천' 해병대 특검 내세워 한동훈 압박 나설까
혁신당 "해병특검 거부 후회하게 할 것"…'尹 특검법' 발의
특검법 통과 위해 한동훈과 '제3자 특검' 고리 협상 가능성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한 해병대원 특검법안이 또다시 폐기됐다. 야당 내에선 더 강력한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여당과의 합의안 도출을 위해 '제3자 추천'으로 특별검사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병대원 특검법안은 25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선 200표가 필요했으나 6표가 부족했다.
야당은 즉각 규탄대회를 열고 반발하고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심을 배신하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공정과 상식 폐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그동안 해병대원 특검법안이 부결될 경우 더 강력한 특검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그냥 '해병대원 특검법을 받을 걸' 하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며 더 강력한 특검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오늘로 해병대원 특검법은 윤석열·김건희 특검법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특검법안이 부결되자마자 '윤석열 수사외압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조사보고서 기각 과정 등 직권남용 의혹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보 수집 및 사찰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추가됐다.
민주당도 이 전 대표를 통한 김 여사 상대 구명로비 의혹 등 이번 특검법안 발의 후 제기된 의혹을 새롭게 추가해 특검법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안에서 문제로 삼는 조항 중 하나인 특검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도입 의사를 밝혀왔던 만큼 당내에서도 이같은 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재의 표결 통과가 어려운 만큼 해병대원 특검법안 통과를 위해 한발 양보하자는 것이다. 한 후보가 당선된 뒤에는 일단 이번 특검법안 표결 절차가 마무리 된 뒤 한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특검법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과 현 특검법안을 재의 표결할지, 표결을 포기하고 여당과 수정안에 관해 논의할지 논란이 됐는데,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재의 표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 분위기였다"며 "이 절차가 마무리된 뒤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와 논의하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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