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이준석·이낙연 신당 재편 …빅텐트 협상 앞두고 '신경전'

새미래·미래연 공동창당 선언…두 개 '중텐트' 재편
"그리는 미래 설명" "당명 무임승차 곤란" 기 싸움 양상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2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는 세력이 크게 두 개의 '중텐트'로 재편됐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칭 개혁미래당의 연대를 둔 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위주의 미래대연합은 전날(28일) 공동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미래의 신경민 전 의원, 미래대연합의 박원석 전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당의 이름은 가칭 개혁미래당으로 정했으며 다음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의 공동 창당 결정에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 합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 상대방이 먼저 '중텐트'를 구성한 만큼 또 다른 중텐트를 구성해 협상력을 높이고 효율성을 추구하자는 취지다.

미래대연합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대표가 합당을 선언했으니 공동 창당을 해 경우의 수를 줄여놓는 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게 쉽지 않으니 몇 개로 가닥을 타자는 데 큰 이견이 없이 정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과 야권의 신당이 모두 '중텐트'를 치면서 제3지대 빅텐트를 향한 양측의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가칭 개혁미래당은 내부에 대통합추진위원회를 두고 제3지대를 집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개혁신당과 가치·정책 공통점을 도출하기 위한 '비전 대화'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양측은 상대방의 중텐트를 두고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빅텐트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기싸움으로 읽힌다. 각 세력이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할 때 화기애애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정책 홍보를 하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준석 대표는 전날 서울 마포구에서 정책 홍보활동을 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미래당 공동 창당 발표'에 대해 "새로운미래나 미래대연합의 경우 미래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해 온 만큼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조금 더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준석 대표는 '개혁미래당' 당명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당명은 임시로 개혁미래당으로 정했다. 국민 공모를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합당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로 정치적 출신이 달라 정책이나 정치적 가치에 대한 입장 차가 큰 데다, 통합의 명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단순 이합집산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혁신당은 지지율 측면에서 개혁미래당은 원내 세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편으로 양측의 중텐트에 참여하지 않은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은 미래대연합 대신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선택 관계자는 통화에서 "새로운선택은 양측의 주도권 싸움의 중립지대에 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빅텐트 단일정당에 있어서 우리가 중간에서 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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