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소위서 윤 대통령 순방 비용 두고 충돌…결국 파행

민주, 긴축재정 겨냥해 "아끼자면서 정상외교 비용 과다"
국힘 "예산으로 문제삼는 것 옳지 않아"…신경전 끝 산회

서삼석 예결위 소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여야는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비용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 의원간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가 결국 이어지지 못하고 파행됐다.

예산소위는 이날 국방부·외교부 소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했다.

앞서 외교통일위원회는 271억1300만원이 편성된 '정상 및 총리외교' 정부 원안을 수용하면서 예산의 과소 편성이 반복되는 관행 개선을 위한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거시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전면 개선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약 22억원을 감액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상외교에서 지출한 비용이 연평균 182억원, 163억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2022년과 2023년 10월까지 (현 정부의) 집행액을 보니 651억8700만원인데 굉장히 큰 비용을 지출한 것"이라며 "문제는 본예산보다 예비비가 더 사용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국회 예산심의권의 침해이자 순방 비용이 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정상외교에 드는 예산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정상외교를 어떤 내용으로 가느냐, 가서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비용 가지고 (지적)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반박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도 "5년 전과 비교해 물가 상승률이 31%이며, 항공료나 호텔, 숙박비 등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비용이 두배 가까이 소요된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영업사원(윤 대통령)이 쓰시는 돈이 너무 많으시다. 공적개발원조(ODA)부터 정상외교까지, 아껴야 하는데 아낄 데가 없다"며 "대통령과 국방비를 쓰는 것을 보니 국민들만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해당 예산을 보류하고 간사간 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어 347억3900만원이 편성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예산을 놓고 재차 여야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소위 자료에는 정상회의와 부대 회의하는데 303억원이 들고 준비기획단에 29억원이 든다고만 돼 있다"며 "언제부터, 몇개국을 초청하고, 무엇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고 '대통령이 하니까 통과시키자'고 하면 우리가 왜 여기 앉아있느냐"며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말 필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정상외교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으면 못 한다"며 "한번 다녀오실 때마다 엄청난 수출시장을 개최하고, 너무 이상한 시각으로 보지 마시라"고 했다.

송 의원의 발언 도중 조 의원이 '자료를 보고 얘기하자'며 반박하자, 발언을 방해한다며 두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결국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회의가 정회됐고, 서삼석 예결위원장은 이후 산회를 선포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국방부 소관 예산안 심사에 앞서서는 인도네시아로 해외 출장을 떠난 김선호 국방부 차관의 불출석을 한목소리로 질타하기도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