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화재 느는데…소방정 절반 이상 사용연한 초과[국감브리핑]

전국 소방정 8대 중 5대가 선령 15년 넘어
소방정대 직무교육 15%뿐…"조선강국 민낯"

인천 110톤급 소방정(인천소방본부 제공)2021.2.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바다나 강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출동하는 전국 소방정의 절반 이상이 사용 연한을 초과한 상태에서 운항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해상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점차 늘고 있어 노후 선박 관리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12일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방정대가 운항 중인 소방정 8대 가운데 5대가 이미 사용연한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소방정은 제조 연도 기준 평균 15~20년을 넘으면 노후 선박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인 전국 소방정 배치 지역과 선령은 △부산 북항(27년) △부산 감천항(24년) △인천 인천항(26년) △전남 여수항(20년) △경남 통영항(18년) △창원 마산항(14년) △충남 당진항(9년) △전북 군산항(6년)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인천 소방정은 운항 중 구멍이 생겨 배가 침수되거나 선령 9년인 충남 소방정은 최근 3년간 23회의 고장으로 327일간 운항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소방정은 육상의 소방차 역할을 한다. 항만 재난이나 재해에 대응하는 조직인 소방정대의 핵심장비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4년간 소방정대의 해상 출동 건수는 2019년 492건에서 지난해 730건으로 4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상 화재로 4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654억5000만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

해상화재는 주로 선박에서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 정부는 2019년부터 4년간 소방정대에 예산 112억원을 쏟아부었지만, 훈련도 및 전문성 역시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5년간 소방정대 대원 중 직무교육을 이수한 인원은 총 135명 중 21명에 그쳐 전체의 1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소방정대의 유관기관 합동훈련도 74회에 그쳤다.

이만희 의원은 "세계 1위 조선 강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소방청은 소방 선박 사업 검토와 교육 훈련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