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 태풍의 눈 떠오른 조국…출마하면 지역구는?
출마시 무소속 가능성 높아…'민주당=조국' 프레임 차단
지역구, 당선 가능성 높은 서울·광주, 험지 부산·경남 거론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를 놓고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무소속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지역구는 서울·광주·부산·경남 등 의견이 분분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진을 올리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가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그가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통해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에선 조 전 장관이 출마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2019년 '조국 사태'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이 돌아서면서 정권을 빼앗긴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조 전 장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텐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민주당=조국'이라는 여당의 프레임에 빠질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나간다는 게 선제조건"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지난 16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고 신당 창당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지역구에 대해선 야권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서울대가 있는 서울 관악갑이다. 지난 13일 조 전 교수가 서울대로부터 파면 통보를 받으면서 '이곳에서 당선돼 정치적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조 전 장관도 관악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광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지난 16일 "3년 전 총선 막바지에 (조국) 팬덤(열성조직) 사람들이 (제게) 와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조국을 살리자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해주면 자기들이 돕겠다'고 했다"며 "제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고 (총선에서) 떨어졌다. 그런 정서가 광주에는 강하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지역의 경우 야권 성향이 우세한 만큼 '편한 길을 가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이고, 서울 관악갑도 민주당 소속인 유기홍 의원이 현역이다.
야권에선 경남 양산 또는 부산 지역 등도 거론된다. 모두 민주당이 열세이거나 격전지인 험지다. 특히 경남 양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고, 부산은 조 전 장관의 고향이라 출마 명분도 있다. 이곳에서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면 조 전 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선만 놓고 본다면 그런 곳(광주광역시·서울 관악)에 나오는 게 맞지만, 조 전 장관은 늘 국회의원을 고사했고 정치에 직접 뛰어드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던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마음을 돌려 총선에 나온다면 단순히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달려는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봐도 쉽게 당선되는 곳은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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