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회고록 파장…"盧 궁지 때 文 없었다" vs "거짓 주장과 파렴치"(종합)

이인규 "盧 뇌물 혐의 모두 사실…文, 거짓 제단 쌓아 대통령 돼"
민주 "정치 검사의 일방적 주장" 노무현재단 "2차 가해, 강력유감"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조갑제닷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정재민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맡은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을 두고 17일 야권은 물론 노무현재단까지 참전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는 모두 사실이라며 서거 책임 상당 부분을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반면 야권과 노무현재단은 이 전 부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비판했다.

이날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오는 24일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회고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 전 부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이끌었던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30일 소환 조사 후 5월23일 서거하자 사표를 냈다. 그는 회고록에서 "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쌓아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권양숙 여사가 고(故) 박연차 회장에게서 피아제 시계 세트 2개(시가 2억550만원)를 받은 사실에 대해 '다툼이 없고 재임 중이던 2006년 9월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전달됐음'이 상당하다"며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조사 당시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변호인으로서 의견서 한 장 내지 않았고 수사 내용을 파악해 수사 담당자들과 의견 조율도 한번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친노무현계, 친문재인계 민주당 인사뿐 아니라 야권 전체의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 전 부장의 무도한 거짓 주장과 파렴치한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 전 부장이 회고록을 통해 주장한 내용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관점과 시각에서 두 분 대통령을 왜곡되게 묘사하고 폄훼한 것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검사가 검사 정권의 뒷배를 믿고 날뛰는 행동이라고 본다"며 "노 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정치 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노무현재단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 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서를 각색해 책으로 출판한 것은 고인과 유족을 다시 욕보이려는 '2차 가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