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4대 지형 변화…안철수 신당 살아남을까

8년만에 무너지는 양당구도, 위상 커진 5060, 투표제도 변화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신당 창당을 앞둔 안철수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비공개 오찬회동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4.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오는 6월 지방선거는 기존과 다른 선거 지형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연령·지역별 유권자 분포 역시 예전 선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 새로 적용되는 선거 제도 또한 지방선거 투표율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대응으로 여야 각 당의 지방선거 전략도 초반부터 분주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安신당 등장…8년 만에 무너지는 양당 구도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신당의 등장이다.

안철수 신당이 출현하면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주당이 경합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이후 8년만에 양당 체제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안철수 신당 변수는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어느 정도 파급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의 호남 아성을 위협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호남 성적표에 따라 '호남=민주당'이라는 오랜 정치 방정식 자체가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야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수도권 선거 역시 안철수 신당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48%, 민주당은 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한다면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 대선 득표율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표 쟁탈전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수도권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선거 연대 여부 등에 따라 선거 판도는 180도 달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부산 역시 양당 구도가 무너지면서 적지 않은 파급력이 예상되는 곳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부산에서 59.8%로 전국 평균 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39.9%의 득표를 얻었다. 여당의 강세 지역임을 감안하면 문 후보 역시 40%에 육박하는 선전을 펼쳤다.

현재 여권에서는 서병수·박민식 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이 부산시장 공천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아직 압도적인 대세론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이 고향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출현이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느 정도 자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남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민주당에 선뜻 표를 던지지 못했던 부산 지역 표심이 안철수 신당에는 다르게 반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4.1.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figure>◇5060 인구 분포 증가…깨진 투표율 방정식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50대 이상 유권자는 20~30대 인구를 역전했다. 지난 대선 유권자 가운데 50대 이상은 39.6%고, 20~30대는 38.6%다.

이같은 인구 분포는 투표율이 높을 경우 야당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을 경우 여당에 유리하다는 선거 방정식 자체를 흔들어 놓았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투표율이 70% 이상 나올 경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은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지만, 75.8%라는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승리를 거머 쥐었다.

50대 유권자 중 89.9%가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등 50대 이상 유권자의 표심이 투표율 방정식을 깨뜨린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시 이같은 5060 세대 유권자의 표심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선에 비해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낮은데다, 인구가 적은 2030 세대의 투표율 역시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국 단위 선거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 적용되는 사전투표제 역시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사전투표제란 공식 투표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을 감안해 투표일 직전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로 이번의 경우 5월 30일과 5월 31일 이틀간 전국 어디에서다 투표할 수 있다.

◇충청 인구 호남 앞질러…중원싸움 부각

충청권의 인구 증가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달라진 선거 지형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호남을 처음 추월한 충청권 인구수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537만84명으로 호남 인구 531만 6298명보다 5만 3786명이 많다.

충청권이 그동안 전체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가운데 인구 마저 호남을 추월하면서 충청권 중원 싸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충청권 중원 싸움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충청 출신 유권자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야 각 당이 중원 싸움에 공을 들이고 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