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해진 북중' 관측 속…안보리서 '美 비난' 중국 행보 조명한 北

"유엔안보리 운영은 강권 정치, 이중기준 영향 받아"

'유엔 안보리 우크라이나 고위급 공식 회의'. (외교부 제공) 2024.9.25/뉴스1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 상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 확산에 미국을 탓하는 발언을 부각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 관계를 밀착한 북한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의 미국 비난 발언을 짚어내며 반미 노선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유엔주재 중국 상임부대표가 18일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유엔안보리사회 고위급 공개회의에서 미국을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가 "우크라이나 위기의 폭발과 현재까지의 지속은 미국과 많이 관계되여 있다"며 "정화와 전쟁종식, 정치적 해결이 하루빨리 실현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미국의 태도와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애써 위기를 확대하고 전쟁을 끌며 이를 기회로 다른 나라들에 압력을 가하고 자기의 목적을 달성해보려는 미국의 음모는 성사되지 못할 것이며 이에 대해 미국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17일도 유엔주재 중국상임대표가 유엔 안보이사회의 개혁을 주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유엔안보리사회의 운영은 강권 정치와 지정학적 대결, 이중 기준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권위와 명예는 부단히 훼손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 "중국은 유엔 안보이사회의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개혁을 지지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개혁방안을 인위적으로 강제 추진시켜 성원국들의 단결을 파괴하고 새로운 모순을 만들어내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전했다.

지난 6월 북러 신조약을 체결한 이후 북중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정황들은 계속 포착돼왔다. 지난 19일 열린 평양 가을철 국제상품전시회에서도 신문은 러시아 기업의 제품을 언급하며 유일하게 게재된 사진도 러시아 부스만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중국 대사관 외교관들도 참석했지만 이들의 참석을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중국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북한은 중국과 의례적으로 국가 행사를 축하하는 차원에서 양국 정상간 주고받은 서한을 공개하거나, 중국의 위성 발사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전하기도 했지만, 최근 국제 무대나 행사에서 중국 측의 발언을 두둔하며 보도하는 일은 드물었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미국 대항 노선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드러내며 반미 여론전에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