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대상' 선박 4척 이름 바꾸며 활동…제재 회피

 북한 나진항.(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공) /뉴스1
북한 나진항.(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유엔(UN)의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의 이름을 바꿔가며 제재를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1일 선박 실시간 위치정보 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 Traffic)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선박 59척 중 4척이 올해 이름을 변경했다.

'오리엔탈 트레저'호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석탄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제재를 받았는데, 올해 1월부터 '신해'로 이름을 바꿔 운항하고 있다.

이 선박은 이름을 바꾼 뒤 아무런 제지 없이 중국 룽커우항과 렌원강항을 드나드는 등 중국과의 무역 활동을 계속해왔다.

특히 지난달 29일 북한 해주항을 출발해 지난 6일 북한 원산항에 도착했는데, 중국과 일본 영해에서 두 차례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기도 했다.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동이다.

지난해까지 '창해2'란 이름으로 운행됐던 제재 대상 유조선은 올해부터 '유선'이란 새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 선박은 올해 여러 차례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유류 환적이 의심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RFA 지적이다.

이밖에 유류운반선 '부령'과 '창해1'은 올해부터 각각 '룡전', '금진강3'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은 RFA에 "중동과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북한에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라며 "우리가 북한에 집중하지 않자 북한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