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55m 연소탑 '고공농성 3일차' 식사 조달 두고 '갈등'

화물연대 측 "식사 전달 조차 제약…인권적 문제"
사측 "연소탑서 내려와 식사를" 음식 전달 거부

한국알콜지회는 비노조원과의 폭력사건으로 퇴사한 조합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되자 지난 17일부터 노조원 2명이 연소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2024.2.19/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한국알콜(017890) 운송기사들이 퇴사한 조합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돌입한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울산본부 한국알콜지회 지회장과 조직차장이 한국알콜 울산공장 55m 연소 탑에서 올라가 벌이고 있는 고공농성도 3일 차에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연소 탑이 한국알콜 공장 내에 자리 잡고 있어 고공 농성자들의 식사 조달 등을 문제로 사측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한국알콜지회 노조 측에 따르면 고공농성 2일 차였던 전날 오전 11시쯤 연소 탑 위로 식사를 전달하려 했지만, 사측이 거부했다.

이후 경찰이 설득에 나선 끝에 오후 3~4시쯤 농성자들이 내린 밧줄을 이용해 농성자들에게 보온 밥 2개와 물 4개를 올려보낼 수 있었다.

농성 3일 차인 이날 오전에도 노조 측이 식사 및 방한용품 등 전달을 사측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노조 측은 정오가 지나서야 생수 1병, 김밥 1줄, 빵 1개씩을 연소 탑 위로 올려보냈다.

고공농성 중인 노조 관계자들은 현재 연소 탑 위에서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내 55m연소탑에 고공농성에 돌입한 조합원들의 식사를 올려 보내도록 사측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어 현재로선 (연소 탑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며 "식사조차 제대로 전달해 주지 않는 간 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사항에 따라 노조 측의 식사 등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그 결정·관리는 사측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연소 탑 둘레에 에어매트를 깔고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작년 11월 화물연대 조합원 김 모 씨(54)는 비조합원 홍 모 씨(31)를 폭행해 전치 8주 부상을 입혔단 이유로 회사 측으로부터 무기한 배차정지 처분을 받자 자진 퇴사를 통보했다.

그러자 화물연대 울산본부 한국알콜지회 노조는 김 씨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사측의 강경한 입장으로 파업이 장기화하자 이달 17일 한국알콜지회 간부 2명이 회사 경비원의 제지를 뚫고 연소 탑에 올라가 상층부 공간을 점거했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노조의 운송 거부로 하루 3억원씩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운송 기사들은 한국알콜 측과 근로계약을 한 근로자들이 아닌, 운송사와 계약한 근로자들로 사측(한국알콜)은 복직 여부를 논할 입장이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알콜은 국내 유일의 공업용 에탄올 및 초산에틸 생산 업체로서 국내 초산에틸과 공업용 주정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