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닭이나 똑같은 생명체"…오늘은 '세계 농장동물의 날'입니다
농장동물 사육 환경 개선 요구 목소리 이어져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오늘은 세계 농장동물의 날입니다. 모든 동물은 똑같은 생명체라는 것, 기억해 주세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World Farm Animals Day)을 맞아 소, 돼지, 닭과 같은 동물들의 사육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매년 10월 2일은 '세계 농장동물의 날'이다. 1983년 미국의 동물권 운동가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알렉스 허샤프트(Alex Hershaft)가 농장동물이 겪는 고통을 알리고 비인도적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농장동물의 사육 환경 개선과 과도한 육류 소비를 줄이자는 캠페인이 진행된다.
국내에서도 농장동물의 삶을 기억하자는 취지의 캠페인과 각종 행사가 열린다.
◇ 동물단체 "공장식 축산·밀집 사육 멈추고 채식"
올해도 여러 동물단체가 육류 소비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매년 10억 마리 이상의 농장동물들이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
동물권단체 하이는 2일 "많은 반려인들이 개, 고양이들을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대우하고 있다. 이는 사람 아닌 타 생명체에 대한 인식이고 존중의 결과"라며 "모든 생명체의 가치 무게는 같다. 그러나 농장동물은 반려동물보다 더 자주 접하면서도 생명체로 인식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는 "소, 돼지, 닭, 오리 등 인간의 먹거리를 위한 동물을 농장동물이라는 이름으로 규정짓는 것을 반대한다"며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기념하는 이런 글이 필요 없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지난달 3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병훈 위원장을 비롯해 김승남·이양수 의원 등 농해수위 소속 의원실에 산란계 배터리 케이지와 모돈 철제 감금틀 추방을 염원하는 4만여 명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서명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라는 "서명부에는 '나와 함께 사는 강아지나 농장의 닭이나 모두 똑같은 하나의 생명체', '공장식 축산 반대' 등과 같은 시민의 염원이 담겼다"며 "공장식 축산은 동물복지를 해치고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지탄받고 있다. 정부는 공장식 축산 금지 방안을 빨리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도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기를 더 싸게, 더 많이 먹으려는 우리의 욕심이 동물들을 공장식 축산이라는 지옥으로 내몰았다"며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육을 중단하고 채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업계 "사육 환경 개선 통해 건강·환경 다 생각"
동물단체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의미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농장동물들은 도축장으로 이동하기 전 12시간 이상 먹이를 급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네이버 쇼핑은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몰, 올가와 함께 이날 12시간 동안 참여할 수 있는 '동물복지, 무항생제 기획전' '육류 단식,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 도전' 행사를 마련했다.
동물복지 식습관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동물복지 농장에서 항생제 없이 키워 인도적으로 도축한 축산물은 물론 CJ 두부면, 풀무원 표고야채한식교자, 매일유업 어메이징오트 등 채식 제품들을 할인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농장동물의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곳들이 늘고 있다.
하림 계열사인 한강식품은 최신식 자동화 시설을 갖춘 동물복지형 사육농장에서 전문 사양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닭을 키운다. 닭들을 이동할 때도 전용운반상자에 넣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특히 도계할 때 전기 충격이 아닌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해 닭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거친다.
국내 1호 동물복지 인증 젖소 목장인 송영신목장은 사육공간도 넓고 자연상태와 같은 목초를 급여하고 있다. 범산목장 목초우유로 잘 알려진 곳이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참사랑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을 받았다. 이곳의 닭들은 방목 상태에서 달걀(계란)을 낳는다. 조류 인플루엔자(AI)에도 감염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은 육류를 싸게 공급받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동물들의 사육 환경 개선이 결국 사람의 건강과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꾸준히 알리면 싼 것만 찾는 사회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news1-10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