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尹 외가' 강릉도 환호·눈물…어르신 "보수 위기" 쓴소리
시민 1000명 탄핵 집회…'아파트' 따라 부르며 집회 즐겨
젊은층, 가결되자 눈물 쏟기도…고령층 "권성동 역할 중요"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4일 오후 강원 강릉 월화거리에 모인 강릉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일어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강릉은 윤 대통령의 외가이자 강원 보수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이날 월화거리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은 '불법 비상계엄 내란죄 윤석열 탄핵비상행동' 측이 마련한 대형 스크린 앞에서 국회 표결을 지켜봤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04표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고 선포하자 시민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은 감격의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김 모씨(40대·여)는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강릉시민의 승리"라며 "그동안 윤석열에게 표를 몰아준 곳이라고 욕을 먹어 서러웠다. 강릉에도 이처럼 윤석열 탄핵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시민이 이겼다."(40대 김모 씨)"권성동이가 지금부터 잘 수습해야 돼."(70대 최모 씨)
주말인 이날 집회 현장에는 중·고등학생들도 나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순간을 지켜봤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영유아였을 학생들은 사실상 생애 첫 대통령 탄핵안 가결 장면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자신을 관동중 2학년이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오늘 이곳에서 청소년 시국선언 서명을 받고 있는데, 한 분이 '빨갱이 XX'라고 욕을 하더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 빨갱이냐"고 말했다.
촛불문화제 장소가 강릉중앙시장에 인접해 있어, 이날 집회 현장에선 타지역에서 온 관광객들과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시장 명물인 닭강정을 한 손에 든 이들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로제의 '아파트' 등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오자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듯 '탄핵'을 외쳤다.
이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은 참담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중앙시장 내 국밥집 등 식당에선 소주를 마시며 현 상황을 한탄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 어르신은 "저기(월화거리)서 들리는 소음이 유난히 듣기 싫다. 민주당의 축제 현장 같다"며 "젊은 사람들이 진짜 엄혹한 세상이 무엇인지 몰라 저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어르신은 "저들은 민주당이 집권한 문재인 정권 때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 기억도 안 나나 보다"라며 "이재명은 그보다 더한 사람인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이 빌미를 제공한 것도 윤석열"이라며 "권성동이가 당을 잘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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