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WT 본부 건립' 시의회서 또 제동…체육 단체들도 반발
다수당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양상…시 "통과 위해 끝까지 노력"
-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민선 8기 강원 춘천시의 주요 사업인 세계태권도연맹본부(WT) 건립이 또다시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려 그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의회는 WT 본부 건립과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들이 있다'며 좀 더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나, 시체육회 등은 관련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시체육회와 소속 58개 종목단체는 20일 시청에서 회견을 열고 "WT 본부 건립과 관련한 의회 승인이 계속 부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사업엔 막대한 국비가 지원돼 건립이 추진되는 만큼, 국비가 불용 처리되지 않도록 시의회의 신속한 승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시의회의 명분 없는 반복적 부결은 춘천의 미래를 저해하고 체육인의 염원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WT 본부 건립에 대한 시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체육 단체들은 WT 본부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단체 행동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시의회는 지난 19일 오후 제33회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하면서 WT 건립 사업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고,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 등만 포함한 채 의결했다. 이에 따라 WT 건립에 사용하기 위해 시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확보한 국비 5억 원이 불용 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시는 WT 건립 사업 예산안 처리의 마지노선을 오는 12월 10일로 설정했다. 시에 따르면 각종 후속 절차를 감안할 때 해당 시기를 넘기면 문체부에서도 예산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육동한 춘천시장은 같은 날 '재단법인 춘천시 주민자치 지원센터 설립 및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 시의회의 WT 본부 예산 처리와 이 문제를 연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재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육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WT 본부와 관련해 춘천시의 보완 사항을 보고받은 뒤 관련 예산안의 의결 여부를 결정하겠단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혈세가 나가는 만큼 자세히 들여다보자는 취지"라며 "납득할 만한 수정안을 가져오면 통과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 담당과에서 그동안 많이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아쉬운 상황"이라며 "의회에서 나온 지적에 대해 좀 더 들여야 본 뒤 의원들을 설득해 (예산안을) 꼭 통과시킬 예정이다. 다른 부서에서도 최대한 협조해 설득 작업을 진행, WT 본부 건립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 또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설득해 12월 10일 이전에 임시회를 열어 (WT 본부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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