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올랐는데 기부는 줄었다…'난방 취약층' 겨울나기 깊은 시름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 "소액이라도 취약계층 위한 손길 필요"
-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본격적인 겨울로 시작되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한파에 연탄 기부가 크게 줄면서다.
2일 전주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최근 2개월여간 연탄은행에 기부된 연탄은 7만여 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여 장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전주연탄은행은 매년 연탄 80만 장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500여 가구에 지원된 연탄은 45만 장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는 기부가 크게 줄면서 지난해보다 지원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탄기부 감소는 고스란히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통상 연탄 가구가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평균 1000~1300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 연탄보일러 종류에 따라 일부 가구는 2000장 상당의 연탄이 필요하기도 하다.
연탄은행의 도움을 받는 경우 1가구당 300여 장의 연탄을 지원받지만, 추운 겨울을 견뎌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부족한 연탄은 직접 구매할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탄값도 매년 오르고 있어 에너지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더 혹독해지고 있다.
전북지역 연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소 800원(1장 기준)을 받았던 연탄은 올해 들어 900원까지 올랐다.
경기 침체 상황이 계속되자 그동안 받지 않았던 배송비 등이 연탄값에 포함되면서다. 전북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비를 포함해 연탄 한 장당 10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기존에 기부를 해오던 기업과 기관들이 전보다 기부 금액이나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아무래도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소비가 위축된 게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는 어렵게 살더라도 돕고살자는 분위기가 있어 나눔에 대한 부분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면서 "코로나를 지나고 나서부터 나눔에 대한 DNA가 많이 상실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이 기부하는 것도 상관없다. 소액이라도 좋으니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내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약 5000가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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