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1만명 환호…'현수막' 찢는 퍼포먼스·풍악 울리며 행진(종합)
[탄핵 가결] 시청 앞 '尹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순간 제주에서도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14일 오후 4시부터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앞에서는 제주지역 21개 진보정당·시민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퇴진·한국 사회 대전환 제주 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가 열렸다. 지난 4일 시작된 이 집회는 이날 10회째를 맞았다.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장갑 등으로 저마다 중무장한 채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제주도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내 삶을 바꾸는 윤석열 즉각 퇴진 국민의힘 해체'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른바 '윤건희(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이 현수막에는 '내란수괴 윤석열 처단',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산'이라는 문구도 담겨 있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시민 A 씨는 "요 며칠 사이 뉴스를 챙겨 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면서 "오늘은 꼭 가결돼서 두 발 뻗고 편하게 잠 좀 자고 싶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 중에는 플라스틱 뚜껑과 폐그물 등 쓰레기로 만든 윤 대통령 미니어처를 손에 들고 구호를 외치는 여학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여학생의 어머니 B 씨는 "오늘만큼은 마음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딸과 함께 오게 됐다"며 "(국회의원들이) 바른 선택을 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몇 분 뒤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이 곳에 모인 제주도민 1만 명(주최 측 추산)은 일제히 환호했다.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에 따라 춤을 추기도 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엿보였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장소인 제주시청 앞에서부터 이도광장(옛 세무서 사거리)까지 약 800m 구간을 왕복 행진하며 기쁨의 순간을 만끽했다.
참가자 C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맞게 돼 뜻깊다"면서 "윤 대통령을 포함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을 때까지 계속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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