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호캉스도 좋지만 '배움이 있는여행' 어때요?

제주관광공사, '러닝 인 홀리데이' 33개 프로그램 구성
'목적있는 여행' 관광객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

서귀포시 강정동 인근 서건도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패들보드를 타려고 이동하고 있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호텔에서 쉬는 호캉스도 좋지만 활동적이고 하나라도 더 배워서 떠날 수 있는 휴가라서 너무 좋아요."

지난 1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서건도 앞바다에는 관광객들이 패들보드를 배우며 더위를 쫓고 있었다.

패들보드를 타고 서건도 앞바다로 나가면 한라산과 범섬, 문섬, 새섬까지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종종 돌고래가 서건도 앞바다에 출몰해 방문객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서울에서 온 권유경씨(35·여)씨는 한달에 한번 제주를 찾는 '제주 마니아'라고 한다. 특히 권씨는 정적인 여행보다는 활동적인 여행을 선호한다. 그런 그에게 제주관광공사의 체류형 여행프로그램 'Learning Holidays in Jeju(러닝 홀리데이 인 제주)'는 딱 들어맞는 옷이었다.

'러닝 홀리데이 인 제주'는 자연 속 체험, 취미예술, 제주의 문화와 전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직접 체험하고 배워볼 수 있는 33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최근 해외여행 재개와 고물가 등으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여행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러닝 홀리데이 인 제주'와 같이 지식과 경험을 쌓는 '목적이 있는 여행'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에듀 베케이션(Edu-Vacation)' 등의 키워드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권씨는 "보통 제주에 여행오면 맛집이나 분위기좋은 카페를 찾아 사진을 찍거나 하면서 보내는데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여행도 권유하고 싶다"고 했다.

권씨가 선택한 패들보드는 노를 저어 서핑보드를 타는 레저스포츠로 남녀노소 쉽게 배울 수 있는게 장점이다.

패들보드 전문점인 이원택 텐타임즈 대표는 "서핑처럼 균형을 잡기 어렵고 파도가 무섭다면 패들보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러닝 홀리데이'의 현장은 서귀포시 남원읍 자그마한 식당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 식당에서 관광객들이 '차롱도시락'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퇴임 후 제주에서 '긴 휴가'를 즐기고 있는 부부가 '차롱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안정갑(63)·박진희(61) 부부는 지난해 한달살이를 하러 제주를 찾았다.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 부부의 휴가는 한달에서 1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차롱은 대나무로 만든 작은 바구니로 제주에서는 밭일 나간 농민이나 해녀들이 먹거리를 보관하거나 나를때 이용했다.

음식 연구가 이윤선 '제주일상식탁' 대표는 "통풍이 잘돼서 예부터 음식을 보관하는 용도로 썼던 차롱과 제주의 향토음식을 현대화한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부가 완성한 차롱도시락에는 주먹밥, 표고버섯 튀김, 메밀범벅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9가지의 제주요리가 푸짐하게 담겼다.

박진희씨는 "단순히 조리법만 배우는게 아니라 도시락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주의 문화와 역사, 음식에 담긴 이야기 등을 알게돼서 더욱 좋았다"고 했다.

강영환 제주관광공사 통합디지털플랫폼그룹장은 "러닝 홀리데이 인 제주를 통해 관광객들이 제주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 등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