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계엄군에 짓밟혔던 광주… 尹탄핵안 가결에 '환호'(종합)
[탄핵 가결] 시민단체 "처벌 때까진 미완의 승리"
- 박준배 기자, 전원 기자,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전원 최성국 이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광주 전역이 '환호'로 가득 찼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은 하나같이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을 '12·3 비상계엄'으로 5·18 트라우마를 가진 광주에 절망감을 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승리'로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을 선포한 직후부터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날까지 열흘간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온 140여개 시민사회단체(광주 비상 행동)는 "다시는 불법 내란이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1980년 5월 광주시민은 계엄군 장갑차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죽음으로 저항했다. 2024년 12월 위대한 민주시민은 계엄군 장갑차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계엄을 저지했다"며 "5·18은 이렇게 부활했다"고 전했다.
단체들은 "위대한 국민은 내란에 동조해 탄핵안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을 압박해 기어이 탄핵을 이끌어냈다"며 "대한민국 주인이 국민임을 보여준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부) 투표에 참여했지만 압도적 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란 사태의 연장을 기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불법적 내란 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는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 때까지 우리 승리는 미완"이라며 "만약 우리가 지켜보지 않는다면 광장에서 이뤄낸 승리는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 정치권도 이날 '국민의 승리'를 축하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계엄 내란 세력에 대한 국회의 심판이자 언 손 호호 불며 응원봉을 든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살을 에는 추위에도 쉼 없이 탄핵을 외친 국민의 승리"라며 "헌재 심판 등 앞으로 남은 절차 역시 엄중한 시대적 요구와 준엄한 국민 명령에 따라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오늘의 결과는 한강 작가의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에 대한 가장 감격스러운 답변"이라며 "1980년 5월 광주가 2024년 대한민국을 도왔다. 헌재는 조속히 탄핵 심리를 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광주 5개 구청장과 전남지역 기초 지자체장들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의 주인이 누군지 분명히 보여줬다"며 윤 대통령 탄핵에 관한 헌재의 빠른 판단을 요구했다.
1980년 계엄군에 짓밟힌 당사자인 오월 단체들은 탄핵안 가결에 '5·18 정신과 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했다.
5·18기념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면서 "5·18 정신을 계승해 다시는 이 땅에 독재와 불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12·3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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