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 못해 죄송" 尹 탄핵촉구 광주 집회 현금후원·선결제 봇물
집회 참석자 위한 물품 기부 잇따라…20여개 부스서 나눔
민주광장 인근 선결제도 계속, 카페 직원 연장근무 진풍경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광주에서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응원하는 후원이 쏟아지고 있다.
주최 측은 대규모 집회 현장에 20여개 나눔부스를 설치해 참석자들에게 후원 물품을 일괄적으로 배포하기로 해 대동정신이 실현되는 진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광주 14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정권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에 따르면 비상계엄 다음 날인 4일 단체가 진행한 '광주시민비상시국대회' 이후 시민들의 후원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대통령 탄핵소추안 무효 처리 이후 비상행동은 매일 오후 7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국성회 형식의 집회를 열면서 후원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 한 시민들이 미안한 마음을 대신해 각종 후원을 시작한 것.
적게는 5·18민주화운동을 의미하는 518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을 써달라며 후원금을 보냈고 하루 1000만 원 상당의 금액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추위에 집회 현장을 지키는 시민들의 건강을 생각한 물품기부도 잇따랐다. 수 만 개의 핫팩부터 깔개와 따뜻한 커피, 차 뿐만 아니라 주먹밥, 컵라면, 피자, 떡, 어묵 등 먹거리가 기부됐다.
특히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예정된 14일 금남로에 1만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총궐기대회 소식이 알려지면서 물품기부는 더욱 확산됐다. 집회 측은 후원금과 물품을 합산하면 1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우식 비상행동 대변인은 "시민들 자발적인 참여 기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음을 써주신 부분이라 일방적으로 거부하기도 어렵다. 5·18 대동정신이 실감된다"며 "총궐기대회 도착 편으로 물품과 먹거리를 보내겠다는 분들도 있어 당일 나눔부스를 만들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14일 오후 4시부터 금남로 일대에서 열리는 광주시민 제6차 총궐기대회에 나눔부스 20여개를 만들어 그동안 모인 핫팩과 깔개 등 각종 후원물품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어묵과 국물류 등 먹거리는 안전을 위해 5·18민주광장 시계탑 인근에 마련한다.
차량이 통제되는 금남로 일대 도로 양 끝에 마련될 부스에서는 핫팩 등 방한에 필요한 물품을 나눠준다.
금남로 일대에서는 집회 참석자들을 위한 '선결제 릴레이'도 계속되고 있다. 동부경찰서 인근의 모어레스 카페에는 며칠 새 400잔의 커피 선결제가 들어왔다.
선결제 릴레이로 인해 직원들은 원래 카페 마감시간인 오후 8시를 훌쩍 넘겨 2시간 이상 연장 근무를 하는 광경도 벌어졌다.
직원 허자윤 씨는 "매일 오후 7시 민주광장에서 시국성회에 참석하는 분들을 위한 선결제가 들어오면서 집회가 끝나는 시간인 오후 10시 이후까지 커피를 나눠드리고 있다"며 "기부하신 분들의 마음이 고마워 직원들 모두 흔쾌히 연장 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역사 공부를 하며 배웠던 대동정신이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며 "선결제 매장인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매장 앞에 크게 글씨를 적어 붙여 놓았으니 편하게 이용하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pep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