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눈으로 본 광주교육은? "실패해도 괜찮은, 경험의 장 돼야"

학생 참여 프로그램 다양하지만 홍보 부족은 아쉬워
'교육용 스마트기기 악용 우려'에는 "선택적 지급해야"

신해영 전 광주 서부중등의회 의장(본인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지난달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광주 중등의회 의장단이 중학생 후배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과 학생인권교육을 확대와, 교육인프라의 체계적인 관리를 광주시교육청에 주문했다.

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해영 전 광주 서부중등의회 의장(17)은 "지난해 중등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학생 탈렌트 페스티벌, 야외 버스킹 등 학생 참여의 장이 많이 보장된 점을 느꼈다"면서 "다만 홍보 부족으로 정작 학생들은 잘 모르는 모순이 있었다.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홍보활동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선 광주교육감에 대해서는 "2024년 인권 증진 시행 계획 수립시 학생의회 의견을 묻거나, 학생 참여 예산제 등을 마련해 학생 자치에 관심이 많다는 감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학교는 마지막으로 꿈을 꿀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실패해도 안전하고, 다양한 경험과 활동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진로 탐색에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는 만큼 해외연수가 중학생에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교육감 공약사업으로 지난해 광주 모든 학생에 스마트기기가 보급된 것을 두고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고가의 노트북을 구매할 여유가 없던 학생들의 교육 불평등이 해소됐다"면서도 "지급받은 노트북으로 수업시간에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본질이 흐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필요하고 교육목적으로 사용할 학생들에 지급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다"면서 "전체 지급도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지만 다음부터는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편이 좋겠다"고 제언했다.

신 의장은 "안타깝게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조차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인식이 낮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권조례 내용까지 아는 교직원은 62.3%였고, 학생은 5.4%만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인권 교육이 의무가 아니라면서 인권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 지침으로 학생인권조례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성현 전 광주 서부중등의회 부의장(본인 제공)/뉴스1

조성현 전 광주 서부중등의회 부의장(17)은 광주시교육청의 대표 사업으로 고등학교에 스터디카페를 설치하는 '365스터디룸' 사업이 중학교를 대상으로도 이뤄지길 희망했다.

그는 "학생들은 도서실 이용 시간이 끝나는 오후 4시30분 이후에는 사설 스터디카페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부담스러운 가격과 소란한 분위기로 효용이 낮은데, 중학교도 365스터디룸이 조성되면 좋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광주 학생들 전체에 지급된 개인용 스마트기기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육목적과 어긋나게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교육청 관리 앱을 지우고 무력화하며 관리가 소홀해지는가 하면 밤 12시 이후에는 이용할 수 없어 불만이라는 목소리들이 많다.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문계가 아닌 특목고 진학 학생을 이상하게 보는 문화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서 사라져야 한다"면서 "중학교는 경험을 쌓고 인성을 다듬는 공간이 돼야 하는 만큼 진로 체험과 동아리 활동을 확대하는 기회가 제공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김예중 전 광주 동부중등의회 부의장(본인 제공)/뉴스1

김예중 전 광주 동부중등의회 부의장(17)은 "학생들이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광주시교육청이 늘 학생의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시기는 고등학교 진학 전까지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시기다"면서 "자유학기제와 같이 학생이 진로를 탐색하고 원하는 일을 찾는 활동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광주교육청이 전체 학생에 노트북을 지급한 사업은 일부 단점을 보이고는 있으나 장점이 훨씬 많다"면서 "공부 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모두 단속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제대로 사용할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해 봄직하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학교 현장에 대해서는 "실패의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성적과 결과를 요구하는 대신 깨달음과 배움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현재 대학 입시의 현실상 고등학교에서는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 만큼 '안전한 실패'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