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게임·동영상 몰래 시청…보안 무력한 중고생 보급 컴퓨터
광주시교육청, 중·고생 지급 노트북 10%가 보안 뚫려
유튜브에 해킹방법 버젓이…교육당국 "3월에 재설치"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비하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중·고등학생에 교육청이 지급한 노트북과 태블릿PC의 보안프로그램이 쉽게 뚫리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는 보안프로그램을 푸는 방법이 버젓이 올라 있지만 제대로 삭제되지 않고 있어 교육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 노트북 뚫는법'을 비롯한 전국 교육청의 노트북을 해킹하는 다수의 영상이 유튜브에 버젓이 게시돼 있다.
해당 영상들은 교육청이 지급한 노트북에 설치된 보안프로그램을 우회하는 방법이나 단말 관리 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우회나 해킹에 필요한 프로그램 파일은 링크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영상들이 게시된 시점은 2~3개월 전으로 2만회 이상 조회되는 등 다수에 노출되고 있다.
댓글에는 "와 성공했어요, 감사합니다", "광주시교육청이 이 영상을 비추천합니다(극찬)", "당신은 신이다"라는 등이 달리고 있다.
해킹으로 보안이 풀린 노트북은 게임이나 동영상 감상 등 교육 외 목적으로 수업 중에도 버젓이 오남용되고 있다.
광주 한 중학생은 "수업 중에도 뒷자리에서 몰래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면서 "해킹 방법을 터득한 친구가 같은 반 친구들 노트북도 해킹해서 전부 다 풀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광주 한 중학교 교사 역시 "교육용으로 지급된 노트북이 게임기로 쓰이고 있다. 보안프로그램을 우회하는 영상이 매달 새로 출시되다시피 하면서 교육에 활용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중학생에 4만3516대의 노트북을, 고등학생에 4만3040대의 태블릿PC를 지급했다.
이는 이정선 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광주의 스마트기기 보급률이 13위에 그치면서 IT교육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
2가지의 보안프로그램을 통해 밤 12시를 넘어서는 이용할 수 없고,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15~19세 이상 관람가 이상 영상물을 시청할 수 없도록 했지만 이를 뚫는 해킹 방법이 판을 치고 있다.
일부는 부모나 교사가 학생을 위해 해킹 프로그램을 풀어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방법으로 보안프로그램이 무력화된 경우가 전체의 10%에 해당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대부분의 해킹프로그램을 막는 프로그램을 학교별로 재설치했고, 일부 프로그램만 다음달 중순까지 설치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개선된 보안프로그램을 통해 당분간 해킹은 막을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노린 시도는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소유의 노트북을 무력화하는 유해한 영상에 대해 삭제해달라고 운영 업체를 통해 유튜브 측에 요청했으나 조치되지 않고 있다"면서 "3월 중순까지 보안프로그램 재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오남용을 막기 위해 부모가 원할 경우 노트북 이용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측은 교육 기관 노트북을 무력화하는 영상이 삭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해당 영상을 확인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zorba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