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지개명으로 변경된 우리의 지명을 되찾자"

모정환 전남도의원, 전남도지사의 행정적 결단 촉구

모정환 전남도의원/뉴스1

(무안=뉴스1) 조영석 기자 = 모정환 전남도의원(민주당·함평)이 일제가 민족의식 말살 차원에서 강행한 '창지개명(創地改名)'을 원래 상태로 복원,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의원은 7일 전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창지개명으로 일제강점기에 변경된 읍·면·동 지명을 바로잡아 잃어버린 우리의 지명을 되찾아야 한다"며 전남도지사의 행정적 결단을 촉구했다.

모 의원은 이날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소중한 우리의 땅 이름을 자신들의 침략 야욕과 수탈에 유리하게 대대적으로 바꿔버리는 이른바 '창지개명'의 만행을 저질렀다"며 "지명복원으로 우리의 정서, 우리의 정신, 우리의 전통을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제는 1910년 경술국치 이전인 1800년대 초반부터 수월한 자원 수탈을 위해 우리나라의 바다, 산, 마을을 샅샅이 측량하고 이를 지도화하면서 지명을 모두 한자로 교체했다.

또 1914년에는 '행정구역 폐합 정리'명분으로 6만여개의 마을이름(법정 지명)을 절반정도로 줄여 지도에 표기했다.

이 과정에서 순한글 지명이 사라지고 일부 지명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기호자나 쓰기 쉬운 글자, 원래 지명과는 관계없이 두 지명 중에서 한 글자씩 가져와 이름을 짓는 창지개명을 단행했다.

민족정기를 말살하고자 지명에 사용된 한자를 오염시키거나 일본에 존재하는 지명을 가져와 쓰기도 했다.

모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함평군에도 일제강점기 때 바뀐 지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함평군 나산면 구산리의 구자는 원래 거북 구(龜)자인데 이를 아홉구(九)자로 바꾸어 버렸고, 큰 유학자 곤재 정개청이 살아 거제동이라 불렀던 마을은 크다는 거(巨)자를 빼버려 지금은 제동으로 불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강점기 일본이 대대적으로 바꿔 버린 우리 전남도의 지명을 해방된 후에도 바로 잡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본래 우리 지명을 찾아 복원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는 2019년부터 일본식 지명 등 사용실태 일제조사에 나서 일본에 의해 한자가 왜곡된 일본식 지명 40개를 정비하여 현재 11개의 지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지명 정비는 자연인공지명에만 해당되고 행정지명의 정비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