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다리다 연속 출석”…대전도심서 8일째 정권 퇴진 목소리
주최 측 추산 3000여명 참여
집회 곳곳 색색의 아이돌 응원봉
- 허진실 기자
“토요일부터 계속 집회에 나오고 있어요.”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11일 오후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 씨(45)는 “비상계엄이 하도 기가 막힌 일이라 대통령도 금방 탄핵당할 줄 알았다”며 “탄핵 될 때까지만 집회에 나온다는 게 벌써 5일째”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있고 난 다음 날부터 은하수네거리, 대전역 등 대전 도심에서는 매일 같이 정권 퇴진 촉구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로 8일 차를 맞은 집회에는 주최 측인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 추산 3000여명(경찰 추산 2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연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가 적힌 피켓을 흔들거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집회에서 남다른 발광력을 뽐내며 ‘필수템‘으로 떠오른 아이돌 응원봉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주부 박 모 씨(44)는 초등학생,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BTS,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응원봉을 쥐고 있었다.
박 모 씨는 “아이들이 먼저 시위에 참여하자고 제안했다”며 “초등학생까지 ‘탄핵’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현 상황이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뉴이스트 응원봉을 든 직장인 김 모 씨(31)는 “서울에 사는 친구가 남는 응원봉을 택배로 보내줬다. 응원봉 품앗이인 셈”이라며 “고향 집에 있는 아버지는 집에 있는 빅뱅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가셨다고 한다”며 웃었다.
집회가 길어지면서 ‘N 번째’ 참여 중이라는 시민들의 수도 많아졌다.
직장인 박 모 씨(31)는 “정치에 관심 없는 편이었는데 이번이 세 번째 집회 참여”라며 “국회에 군인들이 들어간 게 그만큼 충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5번째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대학생 정 모 씨(22)는 “계엄령 이후 불안해서 새벽에 잠을 못 자고 있다”며 “국민들이 편안한 밤을 보내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빨리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방죽네거리-큰마을네거리를 거쳐 다시 은하수네거리로 돌아오는 코스로 행진을 벌였다.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는 현 정권 퇴진 시까지 매일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6시 충남 천안 신부동 천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충남시민대행진이 열리는 등 지역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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