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월 100억 적자"…대전 주요 병원 경영난 가중

병동 통폐합, 무급 휴직 등 비상 경영 체제 돌입

21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대학별 의대 정원 배분을 마무리한 가운데, 정부는 한 달 전 사직서를 제출하고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다음 주 부터 원칙대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3.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이 한 달 넘게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대전 지역 주요 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대전 지역 주요 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충남대병원은 한 달에 100억 원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주요 병원들이 환자 수가 감소하자 병동 통폐합, 무급 휴직 시행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병원은 전날부터 의사직을 제외한 인원에 대해 부서장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지난 8~11일 직원 약 3000명 중 의사직을 제외한 인원에 대해 무급휴직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20%가 무급휴직에 동의했다. 다만 동의자 약 20%가 무급휴직을 신청한 것은 아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간호사 800여 명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접수 결과, 100여 명이 신청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 중이다. 정형외과 병동 2개는 통폐합됐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입원 및 수술 환자가 30~40% 감소했다.

건양대병원은 입원 환자 감소에 따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내과계 등 3개의 병동을 당분간 폐쇄, 타 병동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무급휴가 시행 계획은 없고, 개인연차 소진을 권고하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기존과 같이 병원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성모병원은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병동 총 3개를 줄여 통합 운영하고 있다. 또 의사직을 제외한 인원을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선병원은 병동 통폐합 및 무급휴직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충남대병원 168명, 건양대병원 99명, 대전성모병원 56명, 대전을지대병원 75명, 대전선병원 16명, 유성선병원 6명 등 420명이다. 이 중 단 한 명만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뿐 아니라 이달 초 출근이 예정됐던 임상강사 등 일부 전임의 등의 재계약 포기도 의료 공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역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입원 환자 수 감소로 인해 간병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전 주요 병원이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하고 코로나19 이후 보호자의 면회도 제한되고 있는 등 간병인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가운데 이번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더욱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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