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도 '탄핵' 환호…"국민 향한 총구로 민주주의 막지 못해"

[탄핵 가결] 동성로 일대 집회에 주최 측 추산 3만명 집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과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이성덕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등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윤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에서도 "민주주의 승리" "박근혜 탄핵에 이어 국민이 또다시 승리한 역사적 사건"이란 등의 반응이 나왔다.

동시에 시민들은 탄핵 후 우려되는 국정 공백과 정국 혼란, 여야 정치권 갈등 심화, 국론 분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의 타협과 함께 국민적 총의가 모여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대구지역에서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고 득표율 75.14%를 기록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구의 민심 이반은 가중됐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일반 시민은 물론, 이른바 '콘크리트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 앞~공명네거리 일대에서 열린 '정권퇴진 대구시민 시국 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실시간 표결 상황을 지켜보다가 탄핵소추안이 가결로 발표되자 일제히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과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동성로에서 열린 시국 대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는 50대 여성은 "윤석열이 국민을 향해 겨눈 총구도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막지 못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탄핵에 따른 (대통령) 직무 정지가 아니라 즉각 체포부터 해야 한다"며 "오늘 밤엔 축하주라도 한잔해야겠다"고 말했다.

권모 씨(52)도 "박근혜 탄핵정국 때도 시린 아스팔트 위에서 많은 대구시민이 고생했다"며 "이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세울 때"라고 강조했다.

8세 아들과 함께 집회 현장에 나왔다는 김미진 씨(30대·여)는 "오늘은 시국 대회에 꼭 나와야 할 것 같아 가족과 함께 왔다"며 "자녀들에게 민주주의를 찾아준 것 같아 기쁘다. 더 건강한 세상에서 바르게 자라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동성로 집회 현장을 찾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빨리 여야를 불러 탄핵 후 정국 안정과 국정 안정을 논의하는 자리를 하루빨리 마련해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시민이 이겼다. 총을 들이댄 대통령 앞에 시민의 저항은 아름답고 위대했다"며 "'제2의 윤석열'이 없는 나라를 위해 다시 광장을 세상을 바꾸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을 공식 추산하지 않았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