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부담에 40년 돌본 장애아들 살해한 아버지 징역 3년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29일 40년간 간호한 장애인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 씨(60대)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2년 적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대구의 자택에서 1급 뇌병변 장애를 앓던 아들 B 씨(39)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아들을 장애인보호시설을 보내지 않고 돌본 그는 교통사고로 다리 근육이 파열되고 발가락이 절단돼 후유증에 시달린데다 보험사로부터 '더 이상 B 씨의 치료비를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B 씨를 살해한 후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A 씨의 아내 C 씨는 법정에서 "타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부담을 준 것 같아 미안하다"며 선처를 호소했고, 장애인단체도 A 씨의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장애 가정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사건"이라면서도 "생명의 가치는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 피해자는 전적으로 믿고 의지했던 아버지에게서 범행을 당했고 범행 방법도 잔인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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