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 추락 위기 운전자 맨손으로 덥석…45분간 버텨 살린 구급대원

안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박준현 소방교

27일 오전 9시29분쯤 경북 안동 풍산대교 위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다리난간에 걸쳐지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운전자를 안동소방서 구급대원이 맨손으로 붙잡고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2024.11.29/뉴스1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눈길 교통사고로 11m 높이의 교량에 매달려 추락할 뻔한 운전자를 구급대원이 맨손으로 45분간 붙잡은 끝에 구조했다.

29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9시29분쯤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풍산대교에서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며 다리난간과 충돌하면서 트레일러 운전석 일부가 11m 높이 교량 난간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 사고로 차 안에 있던 60대 운전기사가 높이 11m의 공중에 매달린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안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박준현(34) 소방교는 추락할 위험에 처한 운전자의 손을 붙잡았다.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혹시 추락할지도 몰라 다른 대원과 교대하지 못한채 밧줄로 운전기사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 2명과 연결할 때까지 45분간 버텨야했다.

당시 영하의 날씨에 운전기사의 손은 부상으로 피와 기름 범벅이었고, 시간이 지체되면서 차체 일부가 교량 아래로 떨어진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 사이 교량 아래 국도에 에어매트가 깔리고 굴절차가 도착하면서 운전기사는 사고 발생 1시간 만인 오전 10시30분쯤 굴절차 바스켓을 타고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기사의 손을 끝까지 잡고 놓지 않았던 박 소방교는 만 8년 차 구급대원이다.

구조 현장에는 박 소방교 외에 안동소방서·예천소방서 도청119안전센터 등에 소속된 소방관 20여명이 함께 있었다.

박 소방교는 "현장 확인 시 요구조자가 겨우 상체만 운전석 안에 걸쳐 있었다"며 "어떻게든 운전기사를 잡아야겠다 싶어 일단 손을 뻗어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