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숨진 18개월 영아, 출생 미신고 '유령아동'

경찰, 20대 친모 구속영장 신청

부산경찰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에서 20대 친모의 방임으로 숨진 생후 18개월 영아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아동'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해 실시된 전수조사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A씨(20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생후 18개월 된 자녀를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5일 A씨의 아파트에 방문한 지인이 "아기가 숨졌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밝혀졌다. 당시 A씨도 이 아파트에 같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영아는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아동'으로 확인됐다.

숨진 영아는 지난해 수도권 한 병원에서 태어나 의료기관에서 부여하는 임시신생아번호는 있지만 사망 당시까지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A씨는 올해 부산 해운대구로 전입신고를 했으나 숨진 영아는 전입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이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 없이 임시신생아번호로만 존재하는 2015~2023년생 영유아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숨진 영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친모 A씨를 대상으로 출생미신고 사유, 전수조사 참여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 역시 누락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전수조사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를 확인했고, 이들 보호자에게 신고를 강제할 수 없어 여러 안내를 통해 출생신고를 독려하고 있"며 "친생부인의 소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생신고가 지연되는 분들은 각 지자체를 통해 연 3회 추적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 조사와 별개로 임시신생아번호 부여부터 전수조사 누락 여부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체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며 "진상이 파악되는대로 수사기관에도 통보할 예정"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