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다 자른 '파타야 잔혹살인' 용의자 3명 중 2명 검거(종합)

국내서 1명 이어 캄보디아로 도주한 20대도 검거
현지 경찰과 송환 협의 예정…나머지 1명 추적 중

11일(현지시간) 태국 경찰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플라스틱 통안에 한국인 관광객 A씨 시신이 담긴 것을 확인했다.(태국 매체 카오소드 잉글리시 홈페이지 캡처)

(창원·서울=뉴스1) 강정태 김예원 기자 =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의 용의자 1명이 캄보디아 수도 프롬펜에서 붙잡혔다. 이로써 특정된 용의자 3명 중 2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14일 0시 10분 캄보디아 프놈펜의 숙박업소에서 경찰 주재관 및 현지 경찰과 공조해 A 씨(20대)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태국 파타야에서 일당 2명과 한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과 함께 주재국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왔다.

이 과정에서 13일 오후 9시쯤 A 씨로 추정되는 한국인이 프놈펜의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캄보디아 경찰 주재관이 현지 경찰과 검거 작전에 나서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지난 12일 A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서를 받은 상태였다.

A 씨는 현재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돼있는 상태로, 경찰은 캄보디아 및 태국 경찰청과 A 씨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예정이다.

A 씨 일당은 범행 후 각각 도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사건을 수사하는 경남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7시46분쯤 전북 정읍시 한 주거지에서 용의자 C씨(20대)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C 씨가 지난 9일 태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재를 추적해 붙잡았다. 그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태국 주변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용의자 1명에 대해서는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이 사건은 피해자 B 씨 모친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7일 B 씨의 모친에게 신원 미상의 인물이 전화를 걸어와 B 씨가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밧(약 1억 1000만 원)을 가져오든지 아니면 아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들은 전화 후에 문자로도 협박했다.

B씨는 발견 당시 신체가 훼손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살해된 피해자의 손가락 10개가 모두 훼손돼 있었다는 태국 현지 매체 보도와 관련해 “태국 경찰이 공식 발표한 내용 중 하나로, 태국 경찰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국 경찰은 피해 남성의 손가락 훼손 시점에 대해 수사 중이다. 사망하기 전이면 고문의 일환, 사망 후라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에 갔고, 지난 2일 태국 후아이쾅 지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경찰이 클럽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일 새벽 2시쯤 한국인 2명이 B 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가서 다른 화물차로 갈아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이들은 파타야의 한 저수지 인근 숙박시설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화물차는 지난 4일 오후 9시쯤 짐칸에 검은 물체를 싣고 숙박업소를 빠져나갔으며, 저수지 근처에 1시간가량 주차했다가 숙박업소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량을 탄 일행이 사전에 한 상점에서 드럼통과 밧줄을 구입한 것도 확인됐다.

태국 경찰은 지난 11일 잠수부들을 동원해 저수지를 수색해 드럼통에 담긴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나머지 피의자들을 쫓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