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무산 위기…시민단체 강력 대응 예고
시 공공조형물 건립심의위, 위치 부적합·주민 반대 이유 부결
- 강미영 기자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추진하는 경남 거제시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일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거제시는 최근 공공 조형물 건립 심의위원회를 열고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신청을 부결했다.
추진위는 지난 5월부터 목표금액 4000만원의 모금 운동과 함께 장승포동 수변공원에 전국 9번째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를 추진해왔다.
일제강점기 시절 장승포항이 일본 어업자본가의 거점이었고 조선인 강제동원을 위한 입영준비 훈련소가 있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일부 시민의 반대와 항만법상 절차 등의 이유로 장승포동 수변공원 대신 거제문화예술회관 옆 평화의 소녀상 공원으로 부지를 변경하기로 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행정적 절차가 까다로운 수변공원 대신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공원에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시에서도 공원은 시 소유의 부지라 빨리 진행할 수 있다며 비슷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 27일 ‘거제시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의한 공공조형물 건립심의위원회를 열어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안을 부결했다.
시에 따르면 부결 의견은 거제문화예술회관 내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는 것은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점과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심의위원회의 결정은 위치가 적합하지 않다는 소관부서 의견과 신청안 제출 당시 청취한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일은 거제시가 심의위원회라는 구조를 핑계로 시민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며 “거제시를 규탄하며 강력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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