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핵심 욕망을 자극하다…베르트람 하제나우어 개인전 '거울 자아'
초이앤초이 갤러리서 4월 27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조각가로 작업을 시작해 고전 회화 장르에 대한 현대적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베르트람 하제나우어의 개인전 '거울 자아'가 서울 종로구 초이앤초이 갤러리에서 4월 27일까지 열린다.
강렬한 색상의 대비와 미세한 그라데이션을 통해 회화적 공간을 창조하는 그의 작품들은 회화의 한계를 시험하고, 관객이 작품을 접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어 실험적인 전시 관람을 유도한다.
그의 초상화는 주로 패션 잡지에서 찾을 수 있는 이미지로부터 시작한다. 특히 전후 소비주의 문화의 과잉과 허영을 잘 보여주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 슈퍼모델들의 이미지를 수집해 콜라주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이미지의 본래 맥락을 완전히 벗겨낸 후 그 형태를 다시 한번 사진으로 포착한 다음 캔버스에 옮긴다.
현란한 아이콘들의 과장된 겉모습이 사라지며 드러나는 것은 작가가 말하는 '형상의 본질', 즉 존재성 그 자체이다.
하제나우어의 작품 속 모델은 보는 이의 눈을 피해 얼굴을 돌리고, 또는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시선으로 관객을(혹은 그 뒤 무언가를) 응시하며 자신이 알려지는 것을 거부한다.
그의 작품은 자신의 일부를 보여주지만 결코 그 모든 것을 내어주지 않으며,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그 무언가를 갈취하고자 하는 인간의 핵심적인 욕망을 이용한다.
해체와 정제로 대상을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구체적 요소들이 점점 더 추상화되는데, 이런 현상은 작가의 초상화 시리즈뿐만 아니라 소재의 겉모습이 기본적인 형태로 간소화된 정물화와 풍경화 시리즈에서도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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