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멸망 혼란상 보여줘"…부여 관북리유적서 '칠피갑옷' 발굴

2011년 공주 공산성 백제시대 칠피갑옷 출토 이후 두 번째

부여 관북리유적에서 발굴된 백제시대 칠피갑옷. 문화재청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충남 부여 관북리유적 백제 사비기 왕궁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의 유물 폐기층과 수혈유구(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에서 칠피갑옷이 발굴됐다. 칠피갑옷은 옻칠된 가죽을 연결해 만든 갑옷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1년 공주 공산성에서 백제시대 칠피갑옷이 출토된 이후 두 번째로 관북리유적에서 갑옷이 출토됐다며 27일 이같이 밝혔다.

출토된 총 6점의 칠피갑옷 중 2호 수혈유구에서 확인된 갑옷이 비교적 잔존상태가 양호했다.

전체 크기는 잔존 폭이 18.2㎝, 잔존 너비 49.2㎝이고, 개별 미늘(갑옷의 개별단위)의 길이는 7.5~7.8㎝, 너비 4.2~4.4㎝이며, 미늘을 연결하기 위한 원형의 구멍은 0.2~0.3㎝이다.

2호 수혈유구 주변의 기와폐기층에서는 말 안장 부속품 중 발 받침대인 등자가 출토됐고, 3호 수혈유구에서는 말의 아래턱뼈로 추정되는 동물유체가 확인됐다.

이런 주변 출토유물 상황과 갑옷의 형태를 고려할 때 2호 수혈유구에서 출토된 갑옷은 말갑옷(馬甲)으로 추정된다.

관북리유적과 공주 공산성 칠피갑옷 모두 발견 당시 주변에 폐기된 다량의 유물과 불에 탄 목탄이 함께 출토됐는데, 이는 백제 멸망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사회 상황의 일면을 보여준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