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쉘 위 댄스?" 테이블 총합 360m·접시 약 1만개…노벨상 만찬·무도회'는?
[노벨상 현장] 시상식 끝나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려…'비밀' 만찬 메뉴 관심
테이블 60개서 1300명 동시 식사, 한강 작가 자리는?…무도회로 마무리
- 김일창 기자
(스톡홀름=뉴스1) 김일창 기자 =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이 끝나고 이어지는 만찬(Banquet)을 한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노벨상 만찬이 10일 오후 7시(현지시각, 한국시각 11일 오전 3시)부터 스톡홀름 시청사 내 블루홀에서 열린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던 '메뉴'이다. 지난 8일 시청사에서 만난 만찬 준비 관계자가 "준비하는 주방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도 좋지만 절대 재료가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할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이렇게 지킨 보안이 만찬 시작과 동시에 전세계에 공개된다. 20년째 노벨상 만찬 준비에 참여한 군나르 에릭손 총괄 셰프는 기자와 만나 "주방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비밀 엄수를 잘 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릭손 총괄 셰프 밑에는 주요리를 담당하는 예시에 솜마르스트룀 셰프, 디저트를 담당하는 프리다 베케 셰프가 있다.
두 셰프 모두 여성으로, 노벨상이 제정된 후 메인 셰프가 모두 여성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두 셰프 모두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46명의 셰프가 준비한 요리들은 130명이 일사불란하게 서빙한다. 웨이터 한 명당 10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이들은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에게 요리가 전달된 시점을 기준으로 8분 이내에 모든 사람에게 서빙을 완료해야 한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게 만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장 화려한 서빙은 '디저트 서빙'이다. 디저트에 작은 폭죽을 꽂은 상태에서 2명씩 짝을 이뤄 서빙하는 모습은 넋을 잃을 만큼 장엄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만찬 디저트는 다음날 바로 시중에서 맛볼 수 있어 주요리보다 스웨덴 국민의 관심이 크다고 한다.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식사하는 만큼 투입되는 자재와 식기류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국왕과 왕비, 수상자들이 앉는 메인테이블의 길이 약 25m를 포함해 설치되는 전체 60개의 테이블 길이의 합이 360m에 달한다.
식탁 세팅에는 접시 9240개, 유리잔 5230개가 투입된다. 이들 식기와 유리잔 등은 모두 사람이 손으로 직접 닦아 식탁에 놓인다. 식탁 세팅에만 40명의 직원이 달라붙어 하루 종일 준비한다고 한다.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샴페인은 약 400병, 와인은 약 450병이 준비된다. 물은 약 1350리터, 커피는 약 300리터가 제공된다. 특히 샴페인과 와인은 세계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것들이라고 한다.
수상자는 배우자 외에 8명의 지인을 초대할 수 있다.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출판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석 배치는 '여성-남성-여성' 순이다. 한 작가가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에 메인테이블 어디에 앉을지 관심이 큰 상황이다.
노벨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왕 오른쪽 자리에는 노벨재단 고위 관계자(여성)가 앉기 때문에 왼쪽 자리에 누가 앉는지가 중요하다"며 "한 작가가 유일한 여성 수상자이기 때문에 옆자리에 앉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고 말했다.
4~5시간 소요되는 만찬이 끝나면 바로 옆 '골든홀'에서 무도회가 열린다. 평소 조용한 성격의 한 작가가 '무도회'에 참석할지, 참석한다면 춤을 출지도 관심사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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