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맛집'에서 '멋집'으로 가야 한다"…'요리의 정신' [신간]

요리의 정신(산지니 제공)
요리의 정신(산지니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한국 요리에 대한 세계의 높아진 관심을 배경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음식과 요리 문화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김치나 된장 등 우수한 우리 식재료는 물론이고 먹방, 상차림, 요리인, 문학 등 요리를 둘러싼 문화를 두루 살펴본다.

저자는 먼저 요리가 단순히 먹고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의 역사는 항상 요리와 함께했고 요리를 빼고는 인간을 논하기 힘들며, 따라서 요리는 생명 유지나 잠깐의 행복을 위한 것 이상의 가지와 의미를 지녔다는 것이다.

채소 한 잎, 과일 하나, 농부의 시간, 도예가의 그릇 등은 그 존재 이유가 모두 요리로 귀결된다. 결국 요리의 정신은 궁극의 세계를 추구하는 마음이자 손님을 향한 절대적 집중,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재 한류는 영화, 드라마를 넘어 음식과 요리에도 닿았다. 이에 힘입어 한국 음식을 소재로 하는 '먹방'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단어가 됐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식문화를 넘어 세계인의 문화가 됐다.

하지만 저자는 먹방 열풍이 요리의 본질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요리의 '질'과 '미'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보는 대부분의 먹방 콘텐츠에는 음식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는 비판이다.

이 책은 우리 요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금 우리 요리 문화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한국의 임지호, 일본의 로산진 요리사에 대한 일화를 통해 음식의 철학적 의미를 풀어낸다. 아울러 한·중·일 세 나라의 문학 속에 담긴 음식의 향기, 음식에 담긴 정신도 탐미한다.

◇ 요리의 정신/ 박영봉 글/ 산지니/ 2만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