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애플워치 사태…'락인효과' 노리는 삼성, 웃을까

'특허 침해' 분쟁 속 구형 모델 수리도 중단
강력한 모바일 생태계 구축 기회되나

애플워치 시리즈. AFP=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혈중 산소 농도 측정 특허 침해 논란에 휩싸인 애플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신제품의 미국 내 판매 중단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애플은 구형 모델의 수리마저 중단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을 이끄는 애플의 입지가 흔들리는 틈을 삼성전자(005930)가 파고들지 관심이다.

23일 IT(정보기술)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보증기한이 지난 애플워치6 이후 모델의 수리를 중단했다. 애플은 화면이 깨지는 등의 하드웨어적 문제가 발생하면 부분 수리 대신 기기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진행해 왔는데 구형 모델은 수리가 어려워진 것이다.

특허 분쟁에 휘말린 탓이다. 앞서 10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워치에 탑재된 혈중 산소 농도 측정 기능이 미국 의료기기 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외에서 생산 중인 애플워치 시리즈9, 울트라2의 잠정적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를 명령했다.

판매 중단 명령의 효력은 백악관의 최종 결정 이후 발생한다. 백악관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5일까지 ITC 결정을 검토하는데 애플은 ITC 결정이 유지될 것에 대비해 앞서 판매 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실제 조치가 유지되면 25일 이후 신제품 판매는 중단된다. ITC는 '항소 기간 애플워치 수입 금지 시행 시기를 연기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도 거부했다.

백악관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으나 쉽사리 예단할 순 없다. 미국 대통령이 ITC의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 경우 판매 중단을 피할 길이 사라진다. 애플은 판매 재개를 위해 마시모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검토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를 붙들어 둘 수 있는 '락인효과' 극대화에 힘을 쏟는 삼성전자에는 기회라는 평가다. 애플은 애플워치 외에도 아이폰(스마트폰), 에어팟(무선이어폰), 맥북(노트북), 아이패드(태블릿PC) 등 여러 기기가 어우러진 강력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다.

스마트워치는 모바일 생태계 확장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스마트 링, XR(확장현실)기기 등을 놓고서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있을 때 점유율을 늘려야 이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중국 화웨이의 성장세도 매서운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애플(45%), 삼성전자(18%), 화웨이(14%) 순이다.

애플워치를 포함한 애플의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 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93억달러였다. 다만, 이번 판매 중단 조치가 애플에 큰 타격은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