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탄소 포집 활용한 반도체 생산…지속 가능성 높인다"

황경순 삼성 부사장, 한국화학공학회 학술대회서 기조강연
친환경 기술 개발 로드맵 설명

황경순 SAIT 센터장이 18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화학회 가을총회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화학공학회 제공) 2024.10.18/뉴스1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니 '경제성이 있냐'고 물을 게 아니라 '대안 기술이 있냐'라는 관점으로 봐야 합니다."

(부산=뉴스1) 김민재 기자 = 황경순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은 18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가을 총회 기조 강연에서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산 기술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SAIT(구 삼성종합기술원) 산하 '에어사이언스 리서치센터' 센터장직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친환경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는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2030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6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9월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2050년까지 모두 재생 에너지로 구매하거나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황 센터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을 중점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고 오염 물질을 2040년까지 자연 상태 수준으로 배출하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탄소 포집 시설을 설치할 만한 부지가 부족하고, 탄소를 포집하는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황 센터장은 "탄소 포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을 없애고 소형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반도체 시설뿐 아니라 전 사업장 및 협력사로 확대 적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 과정에서 가스가 나오는 즉시 플라스마(이온화된 기체)를 사용해 제거하는 POU 공법도 활용할 방침이다. 황 센터장은 "POU 처리 과정에서 전력 소비량이 많아 저전력 플라스마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수소 생산 기술도 연구 중이다. 황 센터장은 "물 분해를 통한 그린 수소 생산에 관심이 있다"며 "중국이 장악한 알칼리 수전해 기술과 비싼 촉매를 쓰는 대신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