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수소 만든다"…기후 변화 기술로 대응하는 산학
17일 부산서 한국화학공학회 가을 총회 개최
인공 광합성, 생물연료 활용 수소 생산 기술 등 소개
- 김민재 기자
(부산=뉴스1) 김민재 기자 = "그간 석탄이 하던 역할을 이산화탄소가 할 수 있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페이동 양 UC 버클리대학교 교수는 17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가을 총회에서 자신의 인공 광합성 연구 목적을 이같이 소개했다. 양 교수는 20년 넘게 인공 광합성을 연구해 온 이 분야 권위자다.
이날 학회에는 양 교수를 비롯해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매진하고 있는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기술을 논했다.
페이동 양 교수는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인공 광합성 기술을 소개했다. 이는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모방해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태양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화합물을 합성한다.
양 교수는 태양광이 아닌 적색광으로도 광합성 효과를 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적색광은 식물이 광합성에 사용할 수 있는 특정 파장의 빛이다. 그는 "계속 가동할 수 있는 적색광은 (태양광보다) 합성 효율이 1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석탄을 활용해 화학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저희는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가 '화학식을 반대로 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우재 이화여대 교수는 생물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오늘날 수소는 대부분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때 물 분해 시 사용하는 전력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재생 에너지 확보가 어렵다"며 "열화학 방법을 사용해 음식물 쓰레기나 폐플라스틱, 해조류 등 생물 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 열화학 방법에선 수소를 추출하고 나면 이산화탄소가 나오는데, 저희는 잔여물에 알칼리 물질을 넣어 건축 자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체 형태로 배출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소 전문기업 미코파워의 박진수 기술개발본부장은 자사의 고온 수전해 방식을 소개했다. 고온 수전해는 수증기를 전기분해 해 수소를 만드는 공법이다. 뜨거운 수증기를 활용하기에 물 분해에 드는 전기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박 본부장은 "다른 수전해 방식에 비해 같은 양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이 20~30% 정도 작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과 동석한 최인수 강원대 교수는 "국내 수소를 모두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하는 건 어렵다"며 "해외 수소 도입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청정 수소 생산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며 '수소 경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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