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암백신 핵심기술 '신생 항원' 예측 모델 개발

삼성서울병원 교수진, KAIST 교수 등과 공동연구 결과
mRNA 코로나백신도 검증된 만큼 암백신도 상용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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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팀이 항암백신 개발의 난제로 꼽히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면역에 반응하는 신생 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심화학습) 모델을 구축한 결과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최정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바이오 기업인 펜타메딕스와 함께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에 유효한 신생 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항암 반응성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딥러닝으로 T세포(면역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백신 타깃을 발굴하는 방법을 개발해 대규모 암 유전체 데이터, 면역치료 환자 데이터, 동물실험 등을 통해 유효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T 세포의 반응성까지 고려해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인 것은 물론 현재 기술적 한계에 부딪힌 주조직적합성복합체 2형(MHC class II)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MHC는 암세포의 돌연변이에서 나온 단백질 조각과 결합해 정상 세포와 다른 항원을 만들어 내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신생 항원은 이론적으로 수 백여 종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항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일부에 불과해, 암 공격을 유도하는 신생 항원을 정확히 가려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딥러닝 방식으로 해결했다. 돌연변이 단백질과 MHC 단백질 아미노산간 구조 결합의 특성을 학습해 T 세포 반응성을 예측하도록 딥러닝 모델을 개발해 유효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HC 2형의 반응성에 주목했다. MHC는 대부분 세포에 존재하는 1형과 B세포, 대식세포와 같은 항원제시세포에 존재하는 2형으로 나뉘는데, 지금까지의 분석법은 신생 항원을 발굴하는 건 주로 1형을 기반으로 한다.

2형의 경우 기술적 한계로 T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면역반응을 자극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다.

이세훈 교수는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었지만 예측의 어려움으로 치료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던 MHC 2형을 통한 CD4 T 세포 면역 시스템을 항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코로나 백신에서 mRNA 백신 플랫폼이 검증된 만큼 '암백신의 상용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