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新 양자 물질 상태 발견…"양자 기술 활용 기대"
2015년부터 지속된 연구, 8년만에 결실…네이처 피직스 게재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국내 연구팀이 신종 양자 물질 상태를 발견하고 규명했다. 향후 후속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양자 컴퓨터 소자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연구성과 브리핑을 개최해 임현식 동국대학교 교수를 주축으로 한 공동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7일 게재됐다.
이번 신종 양자 물질 상태는 '스핀 구름'의 응축으로 만들어진다. 자성 불순물이 금속성 물질에 존재하면 불순물의 자성을 없애기 위해 특정한 '스핀'을 가진 전자들이 불순물을 에워싸게 된다. 스핀은 전자의 기본 성질로, 자기적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이렇게 에워싼 전자들의 형태를 '스핀 구름'이라고 부른다.
극저온 환경에서는 많은 입자들이 에너지를 잃고 응축이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핀 구름이 극저온에서 서로 다닥다닥 붙어 응축된 상태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양자역학적 상태라는 점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 소자관련 연구를 하던 중 우연히 실리콘 금속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신호를 발견하였고, 이를 소자나 측정기기의 오류가 아닌 새로운 양자역학적 물질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실리콘 소자에 인을 섞어 금속 특성을 가지게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스핀구름에 관한 연구는 극저온에서 측정해야 하는 제약 등 여러 실험적 어려움과 '최초의 현상'인 만큼 데이터 해석의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고 2015년부터 수년간 연구를 지속해왔다.
연구팀은 금속의 전기전도도와 상태밀도함수 측정 실험을 통해 새로운 양자역학적 상태라는 것을 규명했다.
임현식 동국대 교수는 "추가적 연구 및 원리 규명을 통해서 조금 더 포괄적인 금속을 사용하게 되면 이 원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운 양자역학적인 센서 또는 양자컴퓨터 소자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특이한 점은 고온초전도체 연구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현식 교수는 "고온초전도체에서 보이는 특성 중 일부가 스핀구름들이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많다"며 "스핀구름들의 배열·크기를 후속 연구를 통해서 조절할 수 있으면 현재 이해하지 못하는 고온 초전도체에서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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