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출 기회 된 유럽…한국 인공지능 기업 속속 진출

AI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데이터 관리, 수작업 오류 최소화
"유럽은 기술 혁신 관심 많아…AI 기술력 갖춘 韓 기업에 기회"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유럽 시장이 국내 인공지능(AI) 기업의 새로운 판로로 떠올랐다. 진출한 기업은 자동차, 패션, 문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AI 법(AI Act)을 시행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다. 다만 산업 분야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 기업 에이모는 독일 완성차 기업 BMW의 공급사로 지정됐다. 에이모는 자체 기술 '에이모 코어'를 활용해 자동차 자율주행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공급하기로 했다.

에이모 코어는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부터 정제, 가공, 평가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AI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수작업에서 발생하는 관리 오류를 최소화한다.

에이모 관계자는 "AI 학습 데이터는 자율주행 등 AI 설루션 개발에 필수적인 만큼 유럽 시장을 점유하고자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여 왔다"고 설명했다.

AI 기술로 패션 산업에 뛰어든 기업도 있다. 모니터링 설루션 업체 마크비전은 AI를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위조 상품을 찾아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크비전 측은 95%의 정확도로 온라인상 가품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건당 적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2021년 3월 티파니앤코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불가리, 디올 등을 고객사로 모았다.

한글과컴퓨터(한컴)는 보안과 유연성을 갖춘 AI 설루션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이미 구독형 문서 편집 서비스 '한컴독스 AI'를 선보인 데 이어, 설치형 '한컴어시스턴트'의 연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컴은 페이스피와 함께 유럽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지능형 자동화(IA)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의료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을 찾을 수 있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의료 AI 분야의 글로벌 양대 시장으로 꼽힌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지난해 2월 유럽 자회사 '루닛 유럽 홀딩스'를 설립했다.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 주요국에 AI 영상 분석 설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시장을 확장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유럽 시장은 기술 혁신과 디지털화에 관심이 많아 AI 기술력을 갖춘 한국 IT 기업에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