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넷이즈와 '배그' 저작권 둘러싼 소송 5년만에 종지부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크래프톤(259960)이 넷이즈와 5년간 이어진 법적 공방의 종지부를 찍었다. 크래프톤은 넷이즈의 '황야행동'이 자사의 'PUBG: 배틀그라운드'를 표절했다고 소를 제기했는데, 법원이 크래프톤의 손을 들어준 이후 양사가 더이상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번 양사 합의로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이던 크래프톤 모바일 부문의 매출 상승이 전망된다. 넷이즈는 '배그'를 모방한 게임으로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선점해 왔지만 이번 합의로 크래프톤이 사용자를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점쳐져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캘리포니아주 샌 머테이오 카운티 상급법원(Superior Court)은 넷이즈의 모바일 '황야행동(Knives Out)'이 크래프톤의 'PUBG: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시작하는 플레이어(이용자) △전체적인 모양과 느낌(Look and Feel) △게임 전반에 걸쳐 건물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요소들이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고 봤다. 이런 유사성 때문에 이용자들이 '황야행동'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이라 혼동하게 만들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넷이즈가 배틀그라운드를 모방한 게임으로 모바일 시장을 선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 게임이 사용자를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명시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2018년 5월 넷이즈가 자사의 지식재산권(IP)를 침해했다고 소를 제기했다. 법적 공방이 이어지던 2019년 3월 양사는 별도의 기밀 계약(confidential contract)을 체결하며 합의했다. 합의 1년 뒤 크래프톤은 넷이즈를 대상으로 계약 사항을 위반했다고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크래프톤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넷이즈가 지난 계약에 따른 변경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게임 광고와 홍보에 계약 내용과 다른 요소를 계속 활용했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을 내린 캘리포니아의 상급법원은 국내의 1심에 해당한다. 법적으로 항소는 가능하지만, 크래프톤와 넷이즈는 법원의 최종 판결문을 받아들이고 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의 '저작권'이 인정된 사례인지는 불투명하다. 플레이 방식 등 게임의 주요 요소들이 게임 개발사의 저작권으로 인정된 판례인지, 양사의 계약 위반을 두고 내린 결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배틀그라운드의 저작권이 인정된 판례일 경우 국내에서 유사한 소송을 진행 중인 넥슨-아이언메이스, 엔씨소프트(036570)-카카오게임즈(293490)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판결·합의로 크래프톤의 배그 모바일 부문 매출 상승이 전망된다.

넷이즈의 황야행동이 차지하고 있던 매출 및 유저를 크래프톤의 배그 모바일에 가져올 수 있어서다. 모바일 시장조사 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넷이즈의 황야행동은 지난해 10월까지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크래프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모바일' 등을 포함한 모바일 부문 매출은 1조2527억7300만원이다. 2021년 1조4171억5200만원보다 줄었고, 배그를 일정 부분 표절한 넷이즈의 황야행동의 매출보다 적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