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유탄에 'K-방산' 불확실성 대두…물류업계도 '비상'
무난한 계약 예상한 K-2 수출건 지연…방산관련 국빈 방한 일정 줄줄이 취소
물류업계 "상황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예의주시만…비상계엄 이후 일정 차질"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여파로 국내 방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를 수주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 온 물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에서 한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당장 계약이나 시연, 테스트 목적의 방한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지연시키면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방산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운송하기로 예정된 초대형 물류기업부터 소규모 물류기업까지 다양한 물류업체가 발을 구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무난하게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 대(對)폴란드 K2 전차 수출 계약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는 무산이 아닌 지연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폴란드는 1차 180대의 약 4배 규모인, 2차 계약 목표 820대 중 180대를 우선 직구입과 현지 생산 방식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왔다. 규모는 약 9조 원으로 점쳐졌다.
또 지난 4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공화국 대통령이 경상남도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하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KAI를 방문해 한국형 기동헬기(KUH) 시험비행과 생산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비상계엄 발동으로 무산됐다.
한국과 방위산업 분야 협력을 모색하자는 뜻을 밝힌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당초 5일부터 7일까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 방산분야 등 관련기업과 비공개 면담하기로 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국내의 시선보다 해외에서 보는 시각이 더욱 우려스러움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방산 물자 수출입 업체 관계자는 "비상계엄 발령 이후 해외 거래처 관계자들로부터 거래대금을 정상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문의가 여러 건 있었다"라며 "환율이 뛰어서 수입 물품에 대한 가격 부담도 큰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방산업계로 날아온 유탄은 초대형 물류기업과 중소규모 기업을 가리지 않고,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통상 방산물류시장의 경우 타 분야보다 단가가 높아 많은 물류업체가 뛰어들고 싶어하면서도 변수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갑작스러운 사태에 더욱 당혹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물류업체 중에선 방위산업청과 3년 단위로 운송 계약을 갱신해서 이송하는 작업이 경영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곳도 있다. 최근 방사청과 수입 물자 운송 계약을 맺은 A로지스틱스, B해운항공, C익스프레스 등 6개 업체이며 이들의 경우 상황을 더 우려스럽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그날(비상계엄 발령 당일) 이후 방사청의 관련 업무가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계획이 많이 틀어졌다"라고 귀띔했다.
기존 유럽 국가로 군수물자 이송을 책임지기로 했던 대형물류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거나, 못 할 것 같다고 말하기 어렵다"라며 "어떻게 상황이 흘러갈지 알 수 없어서 지켜보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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