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대응 나선 중기부…업계 "탄소 데이터 확보 지원 필요"(종합)
EU CBAM 품목 1억원 이상 수출 355개 사 중점 지원
전체 1358개 기업 대상으로 교육·컨설팅 강화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탄소 배출량 데이터 확보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당부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EU CBAM 대응 중소기업 지원방안 발표 간담회'를 개최했다.
CBAM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시멘트 △전력 등 6개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에 상응하는 인증서 구매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보고의무만 있는 전환 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CBAM 대상 6개 품목을 수출하는 전체기업 중 73.5%에 해당하는 1358개 사가 중소기업이다. 해당 중소기업 중 355개 사는 연간 1억 원 이상의 수출액을 EU에서 올리고 있다.
EU CBAM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탄소 배출량 정보 및 컨설팅 등 관련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이에 중기부는 EU 수출액이 1억 원 이상인 35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먼저 실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CBAM 대응 전용 사업'을 통해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검증 보고서 발급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전용 사업 내 'CBAM 대응 인프라구축사업'을 통해 2000만 원씩 총 110개 사를 지원한다.
또 CBAM 인증 획득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해외규격인증'과 '탄소중립 바우처' 사업을 실시한다.
EU CBAM에 영향을 받는 1358개 전체 중소기업 대상으로는 온오프라인 특화 교육과 설명회, 헬프데스크 등을 운영한다. 관계 부처와 구성한 TF를 중심으로 지원 사업도 지속 실시한다.
이 밖에도 탄소중립 설비 도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융자 및 보증도 확대 지원한다.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해 탄소 배출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고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탄소중립 촉진법'(가칭)도 추진한다.
EU CBAM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계는 협력사로부터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실질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박성수 영신특수강 대표는 "저희 협력사는 5인 이하 업체가 많아 탄소 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구축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유럽의 경우 (공정 단계별) 배출량을 추정하고 있는데 중기부에서 표본 집단을 설정해 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도입이 확산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에 탄소 측정 시스템을 추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이승훈 한국비철금속협회장은 "국내 알루미늄 업체는 원재료를 수입하는데 해외 기업에서 배출량 정보를 주지 않는다"며 "이를 해결해야 국내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탄소 배출 데이터가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종현 동양에이케이코리아 사장은 "우리가 계산한 값을 EU 업체가 그대로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다"며 "상품의 HS코드별로 탄소 배출량이 어느 정도 나올 것인지 정립을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오영주 장관은 "단기적인 방향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으로 탄소 중립 역량을 R&D와 연계해 공급망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컨설팅 결과를 통해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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