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AI배차 너무해"…'알뜰배달' 도입 두 달 만에 라이더들 외면
비효율적 동선에 답답함 호소…다배차 안전문제 지적도
배민 "배차시스템 지속 고도화해 라이더 불편 줄여나갈 것"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알뜰배달 AI배차 최적화가 아직 멀었나 봅니다. 문제점이 많네요."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비책으로 내세웠던 '알뜰배달'이 도입 두 달 만에 라이더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알뜰배달 콜(주문)을 받아 봤지만 △비효율적 배차 동선 △오토바이 운행 중 추가 콜을 받아야하는 시스템상 위험 △점주(가게) 거짓 조리완료에 따른 조리대기 시간소요 등 문제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4월25일 서울 관악구를 시작으로 알뜰배달(최적화묶음배달)을 순차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광주, 부산 일부 지역까지 도입하며 전국 확대에 나섰다.
배민은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배민1' 서비스를 단건배달(한집배달)과 묶음배달(알뜰배달)로 나눴다.
배민은 알뜰배달에 대해 인공지능(AI) 배차 기술을 적용해 가까운 주문을 묶어 인접 라이더를 찾아내 최적의 경로로 안내한다고 설명한다. 최적화 묶음배달 도입으로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라이더들은 '알뜰배달 배차시스템에 문제가 많아 콜을 거절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제시한 묶음배달 동선이 라이더 본인이 직접 짠 동선보다 비효율적이라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이들은 "배민 배차 시스템이 갈수록 멍청해지는 느낌" "동선이 너무 이상해서 센터에 전화했더니 바꿔주더라" "배차에 슬쩍 똥콜(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점포 혹은 지역) 넣는 것 보고 손절" "허위 조리완료 때문에 조리대기 걸리면 전체가 다 밀려서 소비자들도 피해를 본다" "알뜰배달 콜 다 거절하면 단건으로 배차 넣어주더라" "개발자가 직접 라이더로 뛰어봐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일부는 알뜰배달 시스템을 통해 2~3배 차 이상을 유지하려면 운행 중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야 해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라이더는 "배민1의 장점은 라이더가 운행하면서 콜을 잡지 않아도 알아서 잡아줘 안전하다는 점이었는데 알뜰배달 도입 후 픽업지와 배달지 거리가 말이 안 될 정도로 멀어졌고 3~4배차를 유지하려면 달리면서 콜을 받아야 하게 됐다"며 "일반대행(배달대행업체 소속) 라이더와 다를 것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라이더는 "알뜰배달 도입 이후 '현재 배달이 어려운 상황이신가요'라는 픽업메시지가 유독 많이 온다"면서 "배민 측에서 특정시점 기준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당 메시지를 보내도록 설정한 것 같은데 가게가 늦게 준비한 걸 왜 라이더들에게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들이 AI배차 시스템에 제기하는 불만에 대해 앞으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불편을 줄여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알뜰배달은 안전뿐 아니라 효율적인 동선으로 배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더들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배차픽업 메시지는 배차완료 후 15분 경과시 라이더 안전 상황(교통사고·돌발 상황 등) 및 배달 진행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배차 후 15분이 지났는데 응답 없을 경우 해당 메시지가 발송되며 이후에도 라이더 움직임이 없거나 5분 내 반응 없을시 최대한 빠른 조치를 취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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