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는 밤보다 새벽에 더 활발…침대·가구 틈 살피고 의심되면 110 신고"
빈대 직접 찾기보다 배설물·알껍데기 등 흔적 찾는 게 효율적
고온 스팀 또는 청소기 흡입 후 살충제 뿌리면 방제 효과↑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최근 전국 곳곳에서 빈대 출몰과 물림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빈대는 거리가 멀었다. 1960~70년대에 왕성하게 발견됐다가 이미 박멸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빈대가 60~70년만에 다시 나타났으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빈대 퇴치에 뒷짐을 지던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빈대 방제 정보를 담은 빈대정보집 개정판을 발간·배포했다.
10일 개정판에 따르면 빈대는 주로 침대와 가구류, 벽과 벽지 틈 등 어두운 곳에 서식하며 저녁보다 이른 새벽에 더 활발히 활동한다. 빈대가 취침시간에 흡혈활동을 하는 만큼 빈대 물린 자국은 수면 중 밖에 노출되는 팔과 다리, 얼굴에서 나타난다. 빈대를 발견하면 고온 스팀이나 진공청소기로 청소한 후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 방제 및 재출몰을 막을 수 있다.
◇어두운 곳 좋아하는 빈대…침대·가구 틈부터 살피자
빈대는 낮에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밤에 흡혈 활동을 한다. 특히 저녁보다 이른 새벽에 더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빈대는 사람이 잠을 자는 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한다. 매트리스(침대요)와 베개, 가구나 침실 벽 또는 벽지 사이 틈새, 콘센트 주변 등이 꼽힌다.
빈대 성충은 약 5~6㎜에 불과해 깊이 숨을 경우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빈대의 생활 흔적을 살피는 것이 발견에 용이하다.
침대 매트리스를 들어 올리고 침대 모서리나 침대보의 주름진 곳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적갈색의 빈대 배설물이나 빈대가 눌러져 죽으면서 묻힌 혈흔 또는 알껍데기, 탈피 허물 등을 살피는 게 좋다. 노린내 또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곳을 살피는 것도 빈대 발견에 도움이 된다.
야간에는 빈대가 빛을 싫어하는 습성을 이용해 어두운 방 안에 손전등을 비추면 움직이는 빈대를 찾을 수 있다.
◇팔·다리·얼굴에 원형·삼각형 군집…"빈대 물림자국 맞습니다"
빈대는 모기와 달리 암수 모두가 1주일에 1~2회 흡혈하고 한 번 흡혈을 시작하면 10분 동안 자기 몸무게의 2.5~6배까지 피를 빨아들인다.
빈대는 몸집이 작아 신체의 여러 곳을 물기보다는 국소부위를 2~3회 문다. 빈대 물린 자국은 보통 주로 수면 중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인 팔과 얼굴, 다리와 어깨 등에서 일렬로 나타거나 좁은 범위에 삼각형·원형으로 군집을 이룬다.
빈대가 흡혈하면서 질병을 퍼뜨리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빈대 물림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빈대에게 흡혈을 당할 당시나 물린 직후에는 가렵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이 외에도 황반구진, 소낭, 수포 등 홍반성 피부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대에 물리더라도 일반적으로 치료없이 1~2주 안에 회복할 수 있다. 극심한 가려움과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의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들어간 크림이나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는 방법도 있다.
빈대 물림에 신체가 민감하게 반응할 경우 아나필락시스(Anaphylaxs)가 올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다.
◇빈대 물림과 다른 벌레 물림의 차이는?
빈대에게 물릴 경우 그 자리가 빨갛게 부어 오르다 보니 다른 곤충에게 물리거나 쏘인 것과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꿀벌에게 물리거나 쏘였을 경우는 즉시 상황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나 피부 발진이 일어나도 빈대 물림과 구분할 수 있다. 옴은 소양성 혼반성 구진을 일으키는데 이는 증상이 물린 이후 3~6주가 지나야 나타나 빈대 물림과 차이가 있다.
참진드기에게 물리면 홍반성 구진이 나타나지만 가려움이 없고 참진드기는 흡혈을 빈대보다 긴 시간 하기 때문에 발견하기 수월하다.
◇발견시 고온 건조·스팀 청소 또는 청소기 흡입 후 밀봉 폐기
빈대를 발견하면 고열의 증기를 빈대 서식 장소에 분사하거나 진공청소기로 오염 지역을 청소 후 폐기해야 한다. 오염된 직물류는 50~60도 건조기에서 약 30분 이상 소독하는 것이 빈대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며 환경부에서 허가한 살충제를 뿌리는 것을 병행하면 예방효과를 더할 수 있다.
다만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위해할 수 있고 빈대의 살충제 저항성(내성)을 유발하므로 용법과 용량, 주의사항을 지켜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 가구 등을 폐기할 경우 반드시 방제를 거친 후 버려야 빈대 확산을 막을 수 있고, 최근 프랑스·영국 등 빈대가 빈번히 발생하는 국가를 방문했을 경우에는 여행 용품을 철저히 소독할 필요가 있다.
질병청은 이번 개정 정보집과 함께 빈대 발견 시 대응 방안이 담긴 동영상 자료도 제작해 배포했다. 개정판 정보집과 관련 영상자료는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정부는 빈대 확산 방지 정부합동대응회의에서 주간 단위로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를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으로 정해 빈대 취약시설을 집중 점검하고 신속히 방제할 계획이다.
빈대 출몰이 의심되거나 발견할 경우 국민콜 '110'이나 각 지방자치단체 산하 보건소에 신고하면 된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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