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대장주' 시총·영업익, 한국만 뒷걸음질…미·일·대만 쑥쑥
4개국 시총 상위 10개사 최근 4년간 주가·실적 분석
한국 기업 시총 13% 감소…미국 107%, 일본 53%, 대만 83% 증가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의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영업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결과 한국 기업만 유일하게 4년 전에 비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 새 미·일·대만 시총 상위 10대 기업 시총이 최대 100% 넘게 급증할 때 한국은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120% 안팎으로 오르는 사이 한국만 유일하게 20% 감소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 시총 상위 10개사의 지난 2020년 말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최근 4년간 시총‧실적을 조사한 결과, 국내 시총 상위 10개사의 시총은 735조4202억 원으로, 2020년 말 842조8808억 원보다 12.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일본‧대만(각국 통화 기준)의 시총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9조2749억 달러에서 19조1891억 달러로 106.9%나 급증했고, 일본도 114조6357억엔에서 175조7745억 엔으로 53.3% 증가했다.
대만도 같은 기간 19조5653억 대만달러에서 35조7789억 대만달러로 82.9%나 늘어났다. 특히 대만의 경우는 원화로 환산할 경우, 2020년 말 10개사 시총 규모가 756조5917억 원으로 한국의 842조8808억 원보다 10.2% 작았다. 하지만 4년이 채 안 된 지난달 말에는 1534조5553억 원으로 급증하며, 735조4202억 원으로 쪼그라든 한국의 2.1배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한국 기업만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한국 시총 10대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2020년 44조3132억 원에서 2024년 35조3121억 원으로 20.3%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2238억 달러에서 4921억 달러로 119.9% 급증했고, 일본도 5조4889억 엔에서 11조8714억 엔으로 116.3%, 대만 역시 6517억 대만달러에서 1조4523억 대만달러로 122.8% 급증하며 한국 기업들과 대비를 이뤘다.
국가별 시총 1위 기업만 놓고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한국의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2020년 483조5524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이 지난달 말에는 323조5622억 원으로 33.1% 줄었고, 영업이익도 27조7685억 원에서 6조5670억 원으로 76.4% 감소했다.
반면 미국의 애플은 시가총액이 2조2560억 달러에서 3조5874억 달러로 59.0%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63억 달러에서 1232억 달러로 85.9% 급증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역시 시가총액이 25조9637억 엔에서 40조3009억 엔으로 55.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조3992억 엔에서 5조3529억 엔으로 123.1% 늘었다. 대만의 TSMC도 시가총액이 13조7431억 대만달러에서 25조8290억 대만달러로 87.9% 늘었고, 영업이익은 3727억 대만달러에서 9215억 대만달러로 147.2% 폭증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한국 증시의 고질병으로 저평가 문제가 지적되지만, 지금 한국 기업들은 그보다 더 심각한 저성장의 트랩에 걸려 있다"며 "최근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뒤이은 탄핵 정국은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기업들에 핵폭탄급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한국·미국·일본‧대만 시총 10대 기업 중 금융사와 4년 전 비교가 불가능한 기업은 제외했다. 기업별 실적은 결산월이 나라마다 달라 한국과 대만은 2019년 말과 2023년 말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미국은 2020년 9월과 올 9월, 일본은 2020년 3월과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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